[중기 클리닉]생면 제조업체 ‘신천지식품’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열린 ‘건강 및 음식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신천지식품의 생면으로 만든 국수를 먹고 있다. 전체 국수류 시장에서 생면은 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 제공 신천지식품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앞 광장에서 열린 ‘건강 및 음식축제’에서 어린이들이 신천지식품의 생면으로 만든 국수를 먹고 있다. 전체 국수류 시장에서 생면은 2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 제공 신천지식품
작년 매출 12억… 10년간 평균 15%씩 성장

옛 경영방식 고집 말고 규모에 맞는 투자를

이명식 신천지식품 대표는 1992년 제주 제주시 일도2동에서 생면(生麵)공장을 창업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나섰다. 생면은 국수를 뽑아 튀기지 않고 바로 판매하는 면이다. 이 대표는 “당시 지인이 일본에서 국수 뽑는 기계를 사 왔는데 기존의 건면(乾麵)과는 완전히 맛이 달랐다”며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길로 일본으로 가 국수 뽑는 기계를 사 온 이 대표는 15년 동안 판로 개척을 위해 종횡무진 애썼다. 소규모 생산이라도 주위에서 ‘맛있다’는 평가를 듣기 위해 품질 개선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신천지식품의 거래처는 점차 늘어났다. 현재 신천지식품은 제주뿐 아니라 서울 롯데호텔과 인터컨티넨탈호텔에도 생면을 납품하고 있다. 2008년엔 연매출 12억 원을 달성했다. 국수 기계 한 대로 시작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것이다.

○ 회사 규모 커지면 시스템 갖춰야

사업이 커지면서 회사 경영에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의 모든 경영을 이 대표 한 사람의 역량에 의존하다 보니 커지는 회사 규모에 비해 효율적인 성장이 어려웠다. 신천지식품이 2007년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에 자문한 것은 회사의 미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2006년부터 경영에 참여한 이 대표의 장남 이종현 전무는 “회사 경영 참여 초기부터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요구하는 경영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며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기업협력센터에 자문했다”고 말했다.

신천지식품을 찾아간 중소기업협력센터 이태욱 자문위원(전 해태제과 사장)은 ‘교육’과 ‘칭찬’으로 직원 참여를 이끌어내라고 이 전무에게 조언했다. 가족적인 분위기는 유지하되 체계화된 회사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라는 조언이었다.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대표의 생각만으로 회사를 이끄는 것은 10년 동안 연평균 15%의 성장을 이룬 회사로서 더는 맞지 않았다. 이 위원은 “성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기업의 경우 대표 혼자 힘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힘들다”며 “신천지식품의 경우 직원 전체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문화를 심어줘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천지식품은 부서별 간담회와 직원 집들이 간담회 등을 정례화하고, 직원들의 생각을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토론회도 개최하는 등 직원들의 의견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

○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

새로운 사옥을 마련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이에 걸맞은 투자를 해 줘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 위원이 권한 새로운 사옥 후보는 제주 감귤 농장 터. 이 위원은 “최근 폐농하는 감귤 농장이 늘고 있는데 이를 매입하면 용지를 확보할 수 있다”며 “생면 생산 회사인 만큼 깨끗한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식품은 공장 용지 매입을 완료하고 조만간 새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또 자문위원의 충고를 받아들여 새로 만드는 공장에 생산제품 직매장을 함께 열기로 했다. 주로 기업 간 거래만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제품을 대할 기회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무는 “새로 만드는 공장에 소비자들을 위한 직매장을 신설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회사 발전을 위한 투자는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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