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부드럽게 정숙하게… 이보다 더 안락할 수는 없다

  • 입력 2009년 3월 19일 02시 53분


승차감 타의 추종 불허… 최근엔 스포츠감성까지 더해

‘최대 다수의 소비자가 가장 적은 불만으로 갖고 탈 수 있는 이동수단.’

렉서스가 지향하는 자동차의 ‘이데아’다. 2001년 렉서스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발표한 20여 종의 모델을 모두 시승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자동차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차를 만든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자동차에 대해 기대하는 내용을 수만 쪽 분량으로 철저히 조사한 뒤 그에 맞춰 차를 만들었다.(평소 그들의 철저한 행동으로 볼 때 보고서는 수만 쪽이 아니라 수십만 쪽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동차 소비자의 80%는 렉서스가 만든 자동차에 만족을 할 수밖에 없다. 승차감이 부드럽고 조용해서 편안할 뿐만 아니라 고장도 적어서 만족도는 높다. 그 대신 독일산 럭셔리 자동차처럼 핸들링 할 때 짜릿하고 시속 200km가 넘는 초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높지는 않다.

렉서스는 운전의 쾌감을 원하는 소비자까지 설득하려 들지는 않는다. 초고속 주행과 스포티한 주행을 하지 않는 나머지 대부분의 주행시간에는 렉서스가 더 편안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렉서스의 이런 전략은 먹혀들었고 자존심 강하던 독일 브랜드들도 렉서스의 편안함을 조금씩 벤치마킹하며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 반면에 렉서스는 최근 독일차의 스포츠성과 감성을 모방하고 있어 서로 어느 정도까지는 닮아가고 있는 추세다.

○ 렉서스의 기술력이 집약된 LS와 GS

2001년 렉서스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내놓은 모든 모델을 시승해 본 결과 가장 쾌적한 모델은 역시 플래그십인 ‘LS460L’이다. 운전의 재미는 별로 없지만 뒷좌석에서 느껴지는 안락함은 최고다. 엔진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다리 받침대를 펴고 눕듯이 앉아 있으면 어느새 스르륵 잠이 오기 마련이다.

국내에 수입된 자동차 중 장거리 자동차 여행에서 운전자나 탑승자나 가장 피로를 덜 느끼는 모델이다. 다만 인테리어는 경쟁 모델보다 약간 구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LS의 바로 아래급인 GS시리즈는 중형 스포츠세단이다. ‘GS460’과 ‘GS350’ 2개 모델이 있는데 GS460은 배기량만 높았지 GS350과 달리기 성능에서 별다른 차이를 내지 못한다. GS350은 비교적 재미있는 핸들링과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동급 독일산 세단에 맞먹는 성능을 자랑한다.

물론 시속 200km 이상 주행에서는 독일차의 안정감이 앞서지만 일반적인 운행 범위에서는 오히려 우위를 보이는 부분도 많다. GS350은 개인적으로 렉서스 모델 중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 인기 높은 ES와 IS

렉서스 라인업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모델은 ‘ES350’이다. 넉넉한 출력에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게다가 천장이 모두 유리로 덮여 있어 햇빛 가리개를 열면 시원한 느낌이 일품이다. 이런 매력적인 요소들 때문에 한때 수입차 전체 판매 1위 모델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품질감과 역동성에서는 한계를 보이는 부분도 없지 않다. 렉서스의 세단 모델 중 핸들링이 가장 느긋해서 재미가 덜한 편이다. 현대자동차에서 ES350과 비슷한 가격의 제네시스를 내놓으면서 약간 빛을 잃은 면도 없지 않다.

‘IS250’은 렉서스에서 가장 작고 다이내믹한 모델이다. 특히 젊은층을 사로잡는 세련되고 공격적인 디자인이 일품이다. 경쟁모델의 엔진은 4기통인 데 비해 6기통이 들어가 회전질감이 부드러운 것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소형 스포츠세단의 특성상 노면의 반응이 제법 솔직하게 운전자에게 전달되지만 렉서스만의 편안함을 잃지 않으려 했다는 흔적은 보인다. GS와 함께 나름대로 운전의 재미와 쾌적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 유망주 RX350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X350’은 렉서스 모델 중 가장 최근에 새롭게 바뀌었다. 그만큼 최신 기술이 듬뿍 들어갔고 과거 렉서스에서 부족했던 운전재미도 추가되면서 주행안정감은 더욱 높아졌다. 변속기와 4륜구동 시스템도 큰 손질이 가해져 운전자와 교감을 높였다.

실내로 들어가보면 전면 유리창에 속도계와 내비게이션 등 운행정보를 표시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눈길을 끈다. 소형카메라로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안전장치를 넣어 운전편의성을 높였다. 운전자 중심의 비대칭형 설계가 들어갔으며 다이얼로 차량의 기능을 조절하는 시스템도 추가됐다. 외부 디자인이 크게 바뀌지 않은 데 비해 실내 디자인은 감각적으로 바뀌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