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살수있는 기업 지원 않는다면 사회적 책임…”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28분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은행, 살수있는 기업 지원 않는다면 사회적 책임 다 못하는것”

김종창(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금융 당국이 경영실태 평가에서 우량은행으로 인정하는 잣대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라며 “이미 BIS 비율이 12% 안팎까지 오른 은행들은 시중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늘려도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 경화’ 현상을 풀기 위해 금감원장이 직접 은행 경영진을 상대로 대출 확대를 독려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본보 9일자 A1·3면 참조
[단독]은행들 BIS비율 12%에 맞추려 돈 안풀어
대출 몸사림 은행에 “눈치 안봐도 돼” 분명한 메시지

금감원은 은행들이 BIS 비율을 12%에서 10%로 내리면 대출 여력이 추가로 240조 원가량 생길 것으로 추정했다.

김 원장은 이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본점을 방문해 “구조조정과 중소기업 지원으로 은행의 BIS 비율이 11∼12%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상관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초 ‘BIS 비율을 12%까지 높이도록 자본을 확충하라’고 권고했던 금감원이 ‘BIS 비율에 더는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방향을 바꾼 셈이다. 이는 은행들이 ‘BIS 비율 12%’를 새로운 건전성 기준으로 보고 증자를 통해 이 비율을 높인 뒤, 비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신규 대출을 꺼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원장은 “은행이 살 수 있는 기업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결과가 된다”며 “자기자본비율 12%를 달성하라고 권고한 것은 기업 및 가계 지원 여력을 확보하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BIS 비율 권고치가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은행의 경우 17조 원의 대출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도 “BIS 비율 12%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면 대출을 다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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