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넘기면 금융안정 찾을까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4분


10일까지 채권 대거이탈 없으면 위기 진정

11일 ‘네 마녀 심술’-금리인상 여부 주목해야

이번 주 9, 10일에 한국의 외환시장과 증시를 한때 패닉 상태에 빠뜨렸던 이른바 ‘9월 위기설’의 진위가 판가름난다.

10일까지 외국인 보유 채권의 급격한 이탈이 없으면 위기설은 수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월 기준금리를 발표하고, 주가지수와 개별주식의 선물, 옵션이 동시에 만기가 되는 ‘네 마녀의 날’이기도 한 11일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 국채 7조 원 중 재투자된 채권 등을 뺀 6조8000억 원이 현재 남아 있다.

9일 6800억 원, 10일 5조 원 등 이틀간 5조6800억 원 정도의 외국인 보유 국고채 만기가 몰려 있다. “외국인 보유 채권의 상환자금이 이미 마련돼 있고, 국내 채권 투자의 기대수익률도 높아 채권시장의 대거 이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부와 한국은행의 공식 입장. 외국인이 이달 들어 4일까지 1조825억 원의 채권을 순매수한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11일경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해외에서 발행할 계획이다. 낮은 금리로 외평채 발행에 성공하면 위기설을 잠재우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주가지수와 개별주식의 선물옵션 만기일이라는 점은 다소 불안한 요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9조 원이 넘는 매수차익 잔액이 대거 청산되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1일에 열릴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가계, 기업의 부채 부담이 커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우세하다. 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의 94.7%가 금통위가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사히 이번 주가 지나가 위기설이 가라앉더라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산적해 있어 한국의 외환시장, 증시의 불안한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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