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최소로 줄이고 소각열은 재활용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SKC가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HPPO 공장 준공식을 하루 앞둔 26일 한 직원이 시설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울산=조용우 기자
SKC가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HPPO 공장 준공식을 하루 앞둔 26일 한 직원이 시설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울산=조용우 기자
■ SKC 울산공장 친환경 - 고효율 ‘두마리 토끼’ 잡아

기초산업원료 프로필렌옥사이드

세계최초 상업화 해외시장 개척

새 공법 2000억 수입대체 효과

26일 울산 남구 고사동 SKC 울산공장.

잘 정돈된 33만 m² 규모의 널찍한 공장용지 한쪽에 자리 잡은 1만6500m²짜리 ‘조그만’ 새 공장이 눈에 띄었다. SKC가 2년여에 걸쳐 2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한 HPPO(과산화수소를 이용한 프로필렌옥사이드 제조) 공장이다. 기존 공장 옆에 있던 대규모 폐수 처리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SKC 울산공장은 오랜 기술개발 노력과 과감한 투자로 친환경, 고효율 프로필렌옥사이드(PO) 생산공법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이곳에서는 박장석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HPPO 공장 준공식이 열린다.

○ “친환경, 경제성 한꺼번에 해결”

PO는 자동차 내장재, 냉장고와 선박용 단열재, 페인트 등에 쓰이는 산업용 기초 원료로 수요가 매년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SKC가 생산하고 있지만 생산능력이 전체 수요의 60% 남짓밖에 안 돼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새 공장 준공으로 수입 대체효과만 2000억 원에 이른다는 게 SKC 측의 설명이다.

그나마 SKC 울산공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존 PO 생산공장은 염소를 원료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기존 공장 옆에는 PO 생산공장 규모의 미생물 폐수 처리시설과 소각로 등이 있다. 기존 공법으로 PO 1t을 생산하면 폐수가 1t가량 나온다고 한다.

조병수 울산공장 공장장은 “기존 공장에서 나오는 일부 독성 물질은 폐수 처리시설을 거친 후에 다시 소각해야 한다”며 “비싼 연료를 사용하느라 소각로 운영에만 연간 50억 원이 든다”고 말했다.

또 기존 공법은 PO를 얻기 위해 원하지 않는 스티렌모노머(SM)까지 동시에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2개의 공장을 가동하느라 시설투자비와 에너지 사용량도 그만큼 많다.

하지만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새로운 HPPO공법은 고농도 폐수나 염소 부산물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원치 않는 SM을 생산하지 않고 PO만 생산할 수 있어 생산원가도 크게 줄어든다는 게 SKC 측의 설명이다.

○ 스팀까지 재활용

HPPO 공법을 이용하는 새 공장의 소각시설에서 발생하는 스팀은 공장 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되고 있었다. 새 공장의 소각로에서 나오는 연기도 기존 공장 소각로의 연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깨끗해 보였다.

박인하 SKC 화학사업개발실장은 “새로운 공법보다 더 신경을 쓴 게 소각시설”이라며 “소각로 설계를 맡은 독일 기업에서 스팀 재활용 기술을 빼내려고 했으나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병수 공장장은 “처음에 외부에서 소각로를 설계할 땐 스팀 재활용 방안이 없었다”며 “우리가 아이디어를 제공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PO 생산기술 개발은 미국과 벨기에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먼저 뛰어들었다. 공장도 SKC보다 먼저 착공했으나 아직까지 상업 생산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SKC는 HPPO 공법을 통해 PO 생산량을 늘려 수입 대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에 대한 수출도 늘려갈 계획이다.

박장석 사장은 “HPPO 공장의 생산성을 내년까지 30%까지 향상시켜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외에서 공장 신·증설을 통해 아시아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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