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임직원들에게 “82개 해외법인에 보내는 e메일은 반드시 영문으로 작성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글로 작성된 e메일은 원칙적으로 해외법인에 보낼 수 없게 됐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업무 효율적인 측면에서 한글 e메일을 보내는 것이 불가피할 경우에도 반드시 그 내용을 번역한 영문을 병기하도록 하는 구체적 지침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본사에서 한글 e메일을 보내면 현지 외국인 임직원들이 정보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영어 e메일은 외국인 직원들도 본사의 이슈나 현황을 쉽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돼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임직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마케팅 인사 구매 공급망관리 등 핵심 부문 최고책임자인 ‘C레벨’을 모두 외국인으로 임명하는 작업을 최근 완료한 만큼 이제 본격적인 ‘영어 공용화’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올해를 ‘영어 공용화 원년’으로 선언한 바 있다.
LG전자는 또 최근 들어 팀별 주간 업무계획도 영어로 작성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사 회계 생산 영업 관련 전산시스템은 지난해 모두 국문에서 영문으로 바뀌었고 조만간 회사의 각종 규정이나 제도조차도 모두 영문으로 작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