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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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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5월경 마케팅 전문회사인 SKMC(가칭)를 설립한다. SK그룹이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를 갖는 것은 1998년 자회사인 태광멀티애드를 다국적 기업인 TBWA사에 넘긴 지 10년 만이다.
400∼500명으로 꾸려질 SKMC가 대규모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광고업계에 연쇄적인 인력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사촌인 LG벤처투자 구본천 부사장은 지난해 말 광고대행사 ‘엘베스트’를 설립했다. LG벤처투자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기는 했지만, 광고업계에선 사실상 LG그룹의 인 하우스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인 LG애드를 2002년 구조조정 차원에서 다국적 광고그룹인 WPP사에 매각한 바 있다.
주요 그룹의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 체제 복원의 시발점은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었다. 외환위기 직후 자체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을 영국계 기업(CCG)에 매각한 바 있는 현대그룹이 2005년 광고대행사 ‘이노션’을 설립했다.
SK그룹 인 하우스 대행사가 5월 설립되면 기존 삼성그룹 계열 제일기획과 롯데그룹 계열 대홍기획 등을 포함해 사실상 선두권 5개 주요 그룹이 10년 만에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 체제로 복귀하는 셈이다.
이들 외에도 두산그룹(오리콤), 대상그룹(상암커뮤니케이션즈), 한화그룹(한컴) 등도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인 하우스 광고대행사가 효율적인 그룹 홍보와 이미지 통합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며 “주요 기업 대주주나 고위 경영자들이 광고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주요 그룹이 광고대행사 복원에 나섬에 따라 기존 광고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광고비는 연간 2000억 원대. SKMC가 이 광고를 도맡을 경우 단숨에 광고업계 5위권 내에 진입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은 2005년 설립 첫해 총 취급액 기준 9위에서 이듬해 3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인 하우스 대행사의 등장은 중소 광고대행사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전문 광고인력의 유출도 막아야 할 형편에 놓였다.
한 광고대행사 임원은 “외국계 대행사 및 중소 광고대행사의 인력난과 함께 업체 간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