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15년째 한샘 최양하 부회장

  • 입력 2008년 3월 13일 03시 07분


“품질은 伊, 가격은 中수준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승부수 던졌죠”

“이탈리아보다 더 낫고 중국보다 더 싼 제품을 못 만들면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종합인테리어 업체인 한샘 최양하(59·사진) 부회장은 ‘오너’가 아니지만 올해로 대표이사만 15년째인 국내 기업 중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최 부회장이 한샘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9년. 공동 대표이사인 한샘의 ‘오너’ 조창걸(69) 회장과의 인연도 벌써 30년째인 셈이다.

대우중공업에 다니던 최 부회장은 대기업의 ‘관료화’가 싫어 회사를 옮겼다고 했다. 최 부회장은 “작은 기업에 가서 회사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엔 가구회사인 줄도 모르고 왔다”고 말했다.

과장급으로 한샘에 온 이후 생산 영업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한 게 CEO가 된 후 회사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요즘은 연구소에 주로 상주하는 조 회장을 대신해 회사 운영을 거의 최 부회장이 도맡아 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업계 1위인 한샘도 외환위기 이후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한동안 고전했다. 국내 가구시장은 정체 상태인 데다 저가 시장은 중국산, 고가 시장은 이탈리아 가구 등이 점령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도 이탈리아 제품 품질에 중국 제품 가격을 맞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4000억 원 수준. 최 부회장이 1994년 대표이사 취임 때 세운 목표인 10조 원과는 거리가 멀다. 최 부회장은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려면 해외시장 개척이 관건”이라며 “사업구조도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미국 일본 중국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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