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株 뜰까? 질까?

  • 입력 2008년 3월 11일 02시 54분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고유가에 대응해 태양광, 원자력, 풍력 등 대체 에너지를 이용하는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임을 밝혔다.

태양광은 환경오염이 없는 ‘클린 에너지’일 뿐 아니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실리콘, 화학소재 분야의 축적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 국내 업체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성장하는 태양광 시장

태양에너지 개발 경쟁의 선두에는 독일 일본 미국의 기업들이 서 있다. 그 뒤를 중국 한국 대만의 기업들이 추격하는 상황이다.

굿모닝신한증권과 독일 컨설팅업체인 포톤컨설팅 등에 따르면 세계 태양에너지 시장규모는 2004년 83억 달러에서 2006년 200억 달러로 성장했다. 또 2011년에는 121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태양광 에너지 활용을 지원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전력 생산량 가운데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력의 비중이 2007년 현재 0.06%에 불과해 잠재 가능성도 크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도 오염이 없는 태양광 산업의 발전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연구위원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은 정부가 나서서 태양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와 유가 추이를 고려할 때 10년 안에 태양에너지의 생산원가가 화석에너지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위험 요인도 있다.

현재 각국 기업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이라 2009∼2010년경에는 공급 과잉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태양광 발전설비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수익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

○ “실제 수익 내는지 확인해야”

한국 업체 중에서는 동양제철화학이 4월부터 폴리실리콘을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박막형 태양전지 제조 장치를 생산할 계획이며, 소디프신소재는 박막형 태양전지의 핵심 원료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태양광 에너지산업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투자에는 유념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관련 종목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있어 가격 부담이 크다.

지난해 말 대비 10일 현재 동양제철화학의 주가는 28.29% 올랐으며 소디프신소재 (17.62%), 주성엔지니어링(5%), 에스에프에이(6.28%) 등도 많이 올랐다.

현대증권 백진우 연구원은 “태양에너지는 교육, 풍력 등과 함께 성장성이 큰 사업”이라며 “주가가 하락할 때 주성엔지니어링, 소디프신소재, 에스에프에이 등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을 분할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태양에너지 산업은 아직 각 기업이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단계로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2002년 바이오주 열풍처럼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해당 기업이 사업을 실행해 수익을 내는지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가장 앞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동양제철화학이 4월 폴리실리콘 대량 생산에 성공해 수익을 내는지가 한국 태양에너지 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하는 1차 관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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