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구매분야의 1% 원가절감은 他분야 몇배 효과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美 볼링그린大 한찬기 석좌교수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에서 ‘구매를 예술의 경지에 이르게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만 기억하더군요.”

구매관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 오하이오 주 볼링그린대의 한찬기(사진) 석좌교수는 최근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열쇠가 구매관리에 있음을 강조했다.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한 교수는 볼링그린대에서 30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제너럴 일렉트릭(GE), IBM 등 미국 대표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제자로 길러 냈다. 한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에서 2주간 생산관리 특강을 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생산비용의 대략 50%가 재료비지만 한국 기업은 이 비중이 65∼70%에 이릅니다.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원재료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구입하고 있다는 의미죠.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구매 혁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ROI(투하자본 대비 수익률) 측면에서도 가장 큰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도 바로 구매입니다. 구매는 워낙 단위가 커서 1%만 절약해도 다른 분야보다 몇 배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웬만한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아무리 작아도 구매 예산이 1억 달러가 넘습니다. 1%만 절약해도 100만 달러죠. 100만 달러의 원가 절감과 동등한 효과를 판매 분야에서 거두려면 최소한 1000만 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려야 할 겁니다.”

한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여전히 최고 인재를 재무나 연구개발(R&D) 등에만 배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구매 부서는 최고경영자(CEO)나 오너의 심복이 가서 비자금이나 만드는 곳이란 편견이 아직도 팽배합니다. 주무르는 돈이 많아 부정부패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조직 내에서 구매 전문 인재를 안 키우는 것 역시 큰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결국 CEO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호(2월 26일∼3월 10일)에 실린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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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보고서/인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많은 기업이 인사 시스템 및 프로세스 구축에 막대한 노력과 투자를 쏟지만 그 효과는 상당히 미흡하다고 맥킨지 보고서는 분석합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이 글로벌 인재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인재 육성 대상을 확대하고, ‘왜 우리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통찰의 미학/겉모양 아닌 내부 원리를 베껴라

벤치마킹에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먼저 같은 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의 성공 핵심을 적용해야 합니다. 자동차 회사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상은 패션회사나 백화점, 식품회사입니다. 수입차 직수입 사업에 뛰어든 SK네트웍스가 벤치마킹한 대상도 하이마트였습니다.

▼HR스쿨/無감성 리더를 과감히 쫓아내라

직장인이 상사에게 가장 바라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LG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직장인 리더십 진단’ 조사 결과 ‘창의적 감성 리더’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난 상사도 조직원의 헌신과 공감을 끌어내는 감성 리더십이 없다면 훌륭한 리더로 평가받지 못합니다.

한국의 리더에게 ‘감성 리더십’이 부족한 원인을 분석하고,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 개인 스스로가 키워야 할 감성지능 5가지를 소개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Breakthrough Ideas for 2008

지난호에 이어 HBR가 선정한 ‘2008년을 이끌 혁신적 아이디어’ 두 번째 편이 소개됩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통찰 △중국의 2급 도시 공략을 통한 성장 △이슬람 금융에 대한 관심 등이 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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