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광원’ LED가 지구온난화 늦춘다

  • 입력 2008년 1월 28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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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 와동 동사무소 실내에 설치된 LED 조명.
경기 안산시 와동 동사무소 실내에 설치된 LED 조명.
화우테크놀로지의 LED 전구(왼쪽), 엠케이일렉트로닉스의 LED 전구(오른쪽 위), 대진디엠피의 LED 전구.
화우테크놀로지의 LED 전구(왼쪽), 엠케이일렉트로닉스의 LED 전구(오른쪽 위), 대진디엠피의 LED 전구.
부천시청 잔디광장 가로등 교체 전후 비교. 오른쪽이 LED 전구.
부천시청 잔디광장 가로등 교체 전후 비교. 오른쪽이 LED 전구.
경기 안산시 와동 동사무소 실내는 흰색 조명이 실내를 비추고 있다.

언뜻 보면 형광등을 켜 놓은 것 같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등 박스 내부에 특히 밝은 막대기 모양의 형광등 램프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등 박스를 덮고 있는 플라스틱 패널 전체에서 빛이 나오는 것처럼 보였다.

와동 동사무소 기술담당 안선영 씨는 "국내 관공서 처음으로 적용한 LED 조명"이라고 소개했다.

"LED조명은 일반 형광등과 얼핏 비슷하지만 빛을 내는 면적이 넓은데다 같은 밝기의 빛을 내는데도 소비전력은 절반 수준이고 수명은 6배 정도 길어 설치를 건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안 씨의 설명.

경기 부천시는 최근 시청 앞 잔디광장의 가로등 122개의 전구를 기존 175W짜리 메탈 할로겐램프를 30W짜리 LED 전구로 교체했다.

부천시 기기한 에너지관리팀장은 "가로등 램프를 LED로 바꾸면서 연간 400만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LED가 지구온난화 늦춘다"

신호등, 전광판, 자동차 리어컴비테이션램프 등에 주로 사용돼온 LED 조명이 실내조명은 물론 가로등 보안등 등 실외 조명으로 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LED란 '발광 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의 약자로 전류가 흐를 때 빛을 내는 일종의 반도체다. 기존 전구나 네온등과 달리 전력 소모가 적어 업계에서는 차세대 광원(光源)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의 전력 소비량은 일반 백열등의 20% 수준으로 삼파장등과 비슷하다. 하지만 백열등이나 삼파장등이 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최고 95%에 달하는데 반해 LED 조명은 전기에너지의 90% 이상을 빛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 효과가 높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명의 30%만 LED로 교체할 경우 연간 1조6000억원 가량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LED조명은 화력발전소 등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기존 조명기구와 달리 수은 납 등 유해물질이 들어있지 않다. 때문에 조명기구에 대해서도 환경규제를 엄격히 하고 있는 유럽연합(EU) 등에도 수출할 수 있는 효자 품목으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2010년엔 할인점에서 LED 전구 판매"

LED 조명은 그동안 옥외광고, 신호등, 휴대전화 단말기 등에 용도가 국한됐으나 최근에는 방과 거실용 조명, 식탁, 욕실등 등이 속속 개발되면서 조만간 기존 형광등과 백열등, 삼파장 등을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비싼 가격 때문에 일부 관공서나 기업, 공공시설 등에만 보급되고 일반인들은 접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10년마다 가격은 10배씩 하락하고 성능은 20배씩 개선된다'는 '하이츠의 법칙'이 적용될 경우 2010년이면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할인점에서 5000~1만 원짜리 LED 램프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이 최근 발표한 '조명기구 전망'에 따르면 2012년 LED 조명 시장은 400억 달러(약 37조원)에 이를 전망. 2025년에는 미국 내 조명기구의 절반이 LED조명으로 교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자부도 2015년까지 국내 조명시장의 30% 이상을 LED조명으로 대체한다는 'LED조명 15/30 보급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LED 산업은 한국 기업이 주도"

미국은 지난달 19일 고효율 기자재의 사용을 통해 각 가정에서 사용 중인 소비전력의 25~30% 감축을 의무화 하는 에너지법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교토의정서에 따라 국가 전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소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 편의점 12새가 약 4만5000개 점포가 가입돼 있는 일본 프랜차이즈협회는 CO2 배출량을 2012년까지 5년간 23% 줄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두 나라 뿐만 아니라 최근 발효된 발리 로드맵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나라가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 CO2 배출을 줄여야 하는 입장.

과거 삼파장등 등에 대한 수요가 가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었다면 앞으로 LED로 전환은 경제성 뿐 아니라 정부, 국가의 요구에 의한 '강제적' 성격도 띨 가능성이 있어 그 만큼 시장전망이 밝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 같은 상황을 기회 삼아 국내 기업들은 벌써부터 각종 LED관련 기술을 상용화 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LED 조명 업체 화우테크놀러지는 최근 가정용 소켓에 그대로 끼워 사용할 있는 LED전구 개발에 성공했다.

화우테크놀로지는 일본 루미다스재팬사와 240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으며 일본 내 유명 편의점인 'AM재팬'에도 21억원 규모의 LED 전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국내 LED조명 보급을 위해 관공서 기업 등의 조명을 LED 전구로 무상으로 교체해 준 뒤, 전기료 절감분에서 투자비를 회수하는 'LED조명 에너지 절약사업'을 17일부터 시작했다.

엠케이일렉트로닉스도 일반 전구 소켓에 끼울 수 있으며 리모컨으로 전구의 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칼라 LED 전구를 개발했다.

이 전구는 내장된 LED칩의 색깔을 512가지로 바꿀 수 있으며, 밝기도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게 특징. 소비전력은 같은 밝기의 기존 삼파장 전구의 25% 수준인 7W에 불과하다.

삼성전기는 미국 조명기술연구소(CLTC)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적합한 LED 조명 개발에 돌입했다. 이 밖에 태국 딜라이트, 싱가포르 크리스라이트, 말레이시아 이트라마스사 등과도 잇따라 제휴를 맺었으며 내년에는 호주의 조명기업과도 공급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LED 칩 제조업체인 서울반도체는 최근 8W 전력으로 세계 최고 밝기를 내는 LED전구를 개발했으며 이 제품을 앞세워 건설사 및 조명관련 기업들을 통해 LED 보급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유영호 화우테크놀러지 대표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발리 로드맵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LED 조명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국내 기업들은 LED에 관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그러나 "국내의 경우 이미 개발된 LED 조명 등 고효율 제품에 대한 인증제도가 마련돼지 않아 보급 및 수출이 더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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