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제품 평가 소비자 ‘리뷰슈머’ 활용 마케팅 활발

  • 입력 2007년 1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리뷰를 잡아야 고객도 잡는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신제품 수용 속도가 빠른 사람)’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에서 시작된 트렌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한국을 비공식 방문한 세계 1위 반도체 회사 인텔의 폴 오텔리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소비자를 이처럼 높게 평가했다. 》

이런 얼리어답터 중에서도 신제품을 미리 써보고 그 품평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한 발 더 앞선’ 소비자 그룹이 있다.

이른바 ‘리뷰슈머(Review+Consumer)’ 집단이다. 최근 전자·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리뷰슈머를 중요한 마케팅 요원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 소비자의 리뷰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

디지털 이미징 전문기업인 한국후지필름이 최근 히트시킨 디지털카메라 ‘후지 파인픽스 F50fd’는 20명의 리뷰슈머로 구성된 평가단의 덕을 톡톡히 본 제품이다. 이들의 친절한 사용 후기는 두꺼운 제품 설명서보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데 훨씬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산요코리아는 지난달 자사의 디지털캠코더 체험기를 공모한 뒤 우수작 5편을 회사 홈페이지의 정식 콘텐츠로 올렸다. 이 회사의 김지웅 부장은 “깊이 있는 리뷰 내용이 다른 소비자들에게 객관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제품 시판과 리뷰슈머 활용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보편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6인용 디오스 식기세척기’를 시판하면서 부부 20쌍을 일종의 리뷰슈머인 ‘커플 챌린저’로 뽑았다. 맞벌이 부부를 겨냥한 제품인 만큼 남자의 체험 후기도 수시로 받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차세대 휴대전화 대기화면 서비스인 ‘티 인터액티브 V2’ 서비스를 공개하기 전에 체험단을 공모해 개성 강한 얼리어답터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 ‘좋은 리뷰’가 ‘좋은 제품’을 낳는다

지난해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에 대해 3000명의 대규모 체험단을 운영했던 KT의 조성길 휴대인터넷사업본부 부장은 “리뷰슈머의 다양한 의견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자·IT 기업들은 ‘좋은 리뷰’를 얻기 위해 제품 체험단을 상시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드리머스’(휴대전화)와 ‘자이제니아’(컴퓨터), 소니코리아의 ‘소니 마니아’(디지털카메라, 노트북PC 등), KTF의 ‘모바일 퓨처리스트’(통화 품질) 등이 대표적이다.

그 규모도 점점 대형화해 LG텔레콤의 리뷰슈머 패널은 19∼24세의 얼리어답터 1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종합생활가전기업인 쿠쿠홈시스는 뛰어난 리뷰슈머들을 ‘쿠쿠 블로거’로 임명해 일종의 온라인 마케터 겸 모니터로 활용하고 있다.

명품 홈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뱅앤올룹슨은 음향과 화질 관련 최고의 전문가로 리뷰슈머 패널을 운영해 이들의 눈과 귀를 통과한 제품만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 회사의 전문 음질 감정단은 ‘황금의 귀’라고 불릴 정도로 귀한 존재로 대우받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