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No2]<23>삼성중공업

  • 입력 2007년 10월 13일 03시 01분


코멘트
삼성중공업은 9일 마감된 삼성그룹 하반기(7∼12월)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하나 세웠다. 350명 모집에 3710명이 몰리면서 지원자 수가 처음으로 3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 회사는 ‘삼성’이라는 든든한 브랜드 후광(後光)에다 최근 호황을 누리는 중공업 분야라는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구직자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창의성 △글로벌 감각 △전문지식 △인간미를 갖춘 사람이다.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선업계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기능이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선박을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존의 틀을 깬, 발상과 인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창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의 주력 분야인 조선과 건설은 철저한 협업이 요구되는 업종. 따뜻한 동료애와 남을 배려하는 심성을 갖췄는지를 면접 과정에서 눈여겨본다.

이 회사 인사기획팀장인 박갑진 상무는 “전형 과정에서 면접을 여러 번 보는데 부장 면접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임원 면접에서는 인성 및 창의성을 주로 본다”며 “종합 평가이기 때문에 어느 한 면접의 점수만 좋아서는 합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 인사에서는 기본적인 인재상에 도덕성 덕목이 추가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회사의 이미지를 손상시켰을 경우엔 임원 선임이 불가능하다.

특히 임원에 대해선 학연과 지연을 배제한, 철저한 성과 중심 인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선임된 31명 임원의 학력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3명), 기타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11명), 지방대(11명), 해외 대학(1명), 전문대(2명), 고졸(3명) 등 상당히 다양했다.

조선이 주요 사업 분야인 만큼 핵심 근무지도 바다를 낀 경남 거제도다. 신입사원의 90%가 거제조선소에 위치한 설계, 연구, 생산 등의 핵심부서에 배치된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도 해외 출장이 없는 날이면 주로 거제도에 머문다. 서울에는 영업, 설계센터, 재무, 국제금융, 홍보 등 최소한의 필요인원 600여 명만 근무한다.

과거에 비해 거제도가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 도시에 익숙한 젊은 사원들에겐 거제도 근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회사 측은 사원들의 거제도 근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복리후생과 급여에 많은 신경을 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임금 수준은 동종업계 최고다. 사무직(초임 기준)의 경우 삼성중공업 임금을 100이라고 하면 현대중공업은 96, 대우조선해양은 9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직(11년차 평균)은 현대가 91, 대우가 94 정도다.

미혼 사원들을 위해 사내외 기숙사를, 무주택 기혼 사원에게는 사택을 제공하고 있다. 문화 체육 시설이 부족한 지역 여건을 감안해 소극장, 수영장, 체육관, 볼링장 등을 갖춘 삼성문화관을 1996년부터 운영 중이다.

기혼 사원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8명의 강사를 초빙해 사원 자녀들의 공부를 돕고 있다.

박영헌 삼성중공업 인사담당 부사장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까지 4시간이면 갈 수 있는 데다 거제도도 상당히 발전해 이곳 근무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이미 입사 전에 거제도 근무에 대해 얘기를 하기 때문에 거제 근무로 인한 퇴직률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5년 내에 퇴직하는 비율은 20% 안팎으로 삼성 계열사 가운데 낮은 편이다. 5년이 지나면 퇴직률은 2% 이하로 확연히 줄어든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거제도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남녀노소, 직군 구별 없이 모두 비둘기색 작업복을 입는다. 대부분은 끈끈한 조직문화에 매력을 느껴 일이 더욱 잘된다고 말하지만 일부 경영지원부서에선 이런 분위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직원도 더러 있다고 한다. 생산직 근무 사원들을 배려하고 인정해 주는 회사 분위기는 좋지만 그렇다고 옷마저 똑같이 입게 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으냐는 것이다.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생활하는 사원들은 같은 처지의 동료 및 선후배와 서로 의지하며 정을 쌓는다.

회사 측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가 즐겁고 가정이 즐거워야 회사도 발전한다는 취지로 ‘신바람 일터’를 가꿔 나가고 있다. 동료들에게 즐거움을 준 사례를 발표하는 ‘신바람 자랑대회’, 업무에 도움을 준 사람이나 칭찬하고 싶은 사원을 알리는 ‘칭찬 어시스트 제도’, 1가지 술로 1차만 하고 9시 이전에 귀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건전음주 119’ 등을 자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의 평균 연령이 35세로 경쟁사보다 6∼9년 젊은 것도 이런 신바람 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한몫했다.

2005년에 입사한 인력개발팀 박혜리(25·여) 씨는 “익숙한 가정을 떠나 거제도에서 근무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동기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선배들이 잘 챙겨 줘서 비교적 만족스럽다”며 “서로 견제하며 경쟁하기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팀워크 중시 문화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Q&A / 남성들의 독무대 아닌가요?

신입사원 20% 이상이 여성

생산-설계 분야서 맹활약

삼성중공업 직급별 평균 연봉
직급연봉(원)
임원1억∼수억
부장7200만∼8500만
차장6200만∼7300만
과장5600만∼6500만
대리4700만∼5000만
대졸 초임4200만∼4300만
성과급과 격려금을 포함한 세전 연봉 기준. 특근과 잔업, 연차 수당은 제외. 자료: 삼성중공업

취업사이트에 올라온 삼성중공업 입사에 관한 궁금한 점과 이에 대한 회사 측 답변을 소개한다.

Q. 지원 자격과 채용 절차를 소개해 달라.

A. 삼성은 열린 채용을 지향해 연령과 학력 제한이 없다. 학점은 4.5점 만점일 경우 3.0점 이상, 토익점수는 이공계, 인문계 각각 620점, 730점 이상이면 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면 직무적성검사(SSAT) 기회를 준다. SSAT 성적 순으로 최종 선발 인원의 2배수를 뽑으며 전공별 면접전형을 거쳐 채용을 확정한다.

Q. 전공별 면접전형은 어떻게 진행되나.

A. 하루에 과장급 면접, 부장급 면접, 임원 면접, 영어 그룹토론 등 총 4번을 거친다. 이공계 출신은 조선공학, 기계공학, 전기전자 등 10여 개 채용 분야에 따라 각 전공 수업 수준의 기초적인 질문을 받게 된다. 인문계 출신에 대해선 전공보다 시사문제를 중점적으로 묻는다. 인문계 출신은 보통 전체 신입사원의 10∼15%가량이다.

Q. 입사 후 부서 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A. 최종 합격자는 4주간 삼성그룹 입문교육에 이어 2주간 중공업의 자체 입문교육을 받은 뒤 부서에 배치된다. 부서 배치는 본인의 희망부서, 전공,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사부서장과의 면담을 거쳐 최종 결정한다.

Q. 채용 시 유리한 전공이 있나.

A. 신입사원 선발에서는 직무별 전공 제한이 없다. 조선업은 종합장치산업이므로 다양한 전공자들이 필요하다.

Q. 해외 근무 기회는….

A. 현재 19개 나라에 60명이 나가 있다. 이 가운데 40명은 중국에 있다. 과장급 이상이 되면 해외에서 5년간 근무할 기회가 주어진다. 사원, 대리급은 매년 10∼15명을 최소 9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해외로 보내 지역연구 과정, 경영대학원(MBA)을 다니도록 한다.

Q. 중공업 회사라 여직원이 생활하기 힘들 것 같은데….

A. 신입사원의 20% 이상이 여성이다. 부서 배치, 평가, 승진, 교육 등에서 남성과 차별을 두지 않는다. 과거에 남성의 독무대였던 생산관리 분야에도 최근 여성 직원을 과감히 배치해 육성하고 있다. 설계 분야에서는 여성 직원들이 특유의 꼼꼼함과 섬세함으로 선주의 호평을 받고 있다.

Q. 사내 동아리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회사 안에 200여 개의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동아리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스킨스쿠버, 요트, 오케스트라, 사진, 무술 등이 인기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