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증권사도 한은도 ‘증시 열내리기’ 연합작전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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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재경차관 “최근 증시 기업실적 비해 과속”▼

김석동(사진)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21일 “최근 증시가 짧은 시간에 가파르게 상승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나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빠른 측면이 있다”며 증시 과열을 경계했다.

그는 또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재경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의 증시 상승세는 중장기적 상승 흐름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지만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는 데 기인한다는 지적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내놓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그는 “OECD는 재건축 규제 등 정부 정책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 규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의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OECD의 권고대로) 시장이 안정되면 규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수 있으므로 OECD와 한국 정부의 시각이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시중 유동성 증가에 대해 김 차관은 “급격한 중소기업 대출 증가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정해진 대출) 용도 외의 ‘유용’에 대해서는 철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개발로 토지보상금이 풀려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6월 임시국회에서 토지보상법이 통과되는 시기에 맞춰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춘희 건설교통부 차관은 이날 경기 부천 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신도시의) 토지보상금 지급 시기를 분산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며, 풀리는 보상 자금을 추적 관리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대우-키움증권 “신용융자 전면 중단”▼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전면 중단과 규제 강화 등 자정(自淨)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증권은 “신용융자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증시 조정에 따른 위험 관리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고객에 대한 매매형(매수가능금액 최대 3.3배) 신용융자 서비스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대우증권의 신용융자액은 1조300억 원으로 자기자본(2조1200억 원)의 절반에 이른다.

온라인 전문 키움증권도 22일부터 신용융자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키움증권 측은 “이미 돈을 빌려간 고객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신용융자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두 증권사 외에 대신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동양종금증권 등도 융자한도를 줄이고 심사를 엄격히 하는 등 신용융자 규제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용융자액은 올해 1월 말까지만 해도 4776억 원에 불과했으나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19일 현재 6조4164억 원까지 증가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한은, 中企대출 줄여 유동성 억제▼

한국은행이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총액대출한도를 줄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3분기(7∼9월) 중소기업에 대한 총액대출한도를 2분기(4∼6월)의 8조 원보다 1조5000억 원 줄어든 6조5000억 원으로 의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총액대출한도는 2002년 이후 8조∼9조 원 수준을 유지했으며, 이번 3분기 한도 6조5000억 원은 1997년 2월(3조6000억 원)과 1998년 3월(5조6000억 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은행들의 적극적인 중소기업 대출 확대로 중소기업의 금융 이용 여건이 크게 개선돼 총액한도대출의 지원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지급준비율 인상에 이은 한은의 이번 조치가 최근 증시 과열 조짐과 관련해 시중에 너무 많이 풀린 돈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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