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따라하기]기업의 내재가치 어떻게 따지나

  • 입력 2007년 6월 20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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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가치투자’라는 말은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와 해당 기업 실질 내재가치의 괴리를 취하는 것’으로 본다. 이런 괴리는 시장의 비합리성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A기업의 내재가치는 2만 원이지만 그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 등으로 시장에선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가정하자. 가치투자자는 이런 종목을 찾아내 투자한 뒤 2만 원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다.

어찌 보면 간단하다. 하지만 기업의 내재가치는 어디서도 구할 방법이 없다.

과연 삼성전자나 포스코의 내재가치는 얼마일까. 투자자가 직접 계산하고 분석해야 하지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내재가치의 분석이 가치투자의 처음이자 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재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도 “내재가치를 이해할 수 있는 정해진 공식은 없다. 투자하려는 기업을 자세히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기업의 내재가치란 사실에 의해 평가되는 가치”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초기 가치투자자들은 내재가치란 기업의 순(純)자산에서 부채를 뺀 잔액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재가치엔 자산뿐 아니라 앞으로 자산이 창출할 수익도 포함해야 한다는 쪽으로 발전했다.

즉, 한 기업의 가치란 현재 보유한 자산,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의 힘, 그리고 앞으로 이 기업이 만들어낼 현금의 총합계로 본 것이다.

그런데 초기 가치투자자들은 기업의 미래 수익 창출 능력을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 ‘주머니 속의 동전’ 즉, 손안에 쥘 수 있는 기업의 보유 현금이나 부동산을 더 선호했다.

어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나 부동산의 가치보다 그 기업의 주가가 낮다면 회사가 망해 청산하더라도 손해 볼 일이 없기 때문이다.

버핏은 이를, 최악의 경우에도 마지막 한 모금을 피울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담배꽁초식 투자’라고 불렀다.

이렇듯 전통적 가치투자자는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평가요소에 많은 비중을 뒀다.

하지만 가치투자자들은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려면 성장성에 더 많은 무게를 둬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다음 회에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기로 하자.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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