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신용]<上>휴대전화 요금 계속…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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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휴대전화 요금 계속 안내면 어떻게 되나

A: 통신신용불량자 전락할 수도

《2003년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 경쟁으로 촉발된 ‘카드 대란’은 300만 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신용카드 대금을 연체한 신용불량자였고, 이들 중 상당수가 20∼30대의 젊은이였다.

당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신용교육이 없었던 것에 대해 반성이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청소년을 대상으로 100회 이상 신용교육을 한 여신금융협회 김인성 팀장은 “신용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지금도 상당수 선생님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청소년 신용교육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청소년들에게 신용(信用)은 무엇일까. 청소년 신용교육을 100여 차례 담당한 김인성 팀장은 “신용에 대한 개념이 희박한 것은 초등학생이나 고등학생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많은 청소년은 ‘신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을 믿는 것’이라는 한자풀이 정도의 답에 그친다고 했다. 김 팀장은 “경제활동에서 ‘남을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금융거래를 믿는 것이고, 금융거래 실적을 토대로 자신의 신용점수가 매겨진다는 사실을 청소년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 아이템 거래 등 신용 위험 빠질 함정 많아

삼성카드 소비자보호팀 김학주 대리는 “청소년들은 이미 휴대전화 결제, 인터넷 게임의 아이템 거래, 전자머니 등으로 수많은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며 “그만큼 신용불량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

이 가운데 특히 휴대전화는 청소년들이 신용위험에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지난해 통신신용불량자는 모두 468만 명이고 통신사를 통한 직권 해지자가 104만 명에 이른다.

YMCA 신용사회운동사무국 서영경 팀장은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상당수 청소년이 휴대전화 결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신용불량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많은 청소년은 통신요금을 내지 않으면 신용불량자로 전락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다.

김인성 팀장은 학생들에게 “휴대전화 요금을 계속 안 내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라는 질문을 던질 때마다 좌절한다고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엄마가 대신 갚아 준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요금 못지않게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사이버머니와 게임 아이템도 청소년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이들은 대부분 휴대전화나 일반전화를 이용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수십만∼수백만 원에 이르는 전화요금 통지서를 받아들고 부모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부모가 대신 갚아줘 학생들이 무감각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한번 금 가면 회복 힘들고 불이익도 많아

스위스의 철학자 아미엘은 “신용은 유리거울 같은 것. 한번 금이 가면 원래대로 하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신용은 약속이며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은 돈이나 상품을 정해진 기간 안에 약속대로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신용의 위력은 돈이 필요하지만 수중에 없을 때 발휘된다. 고정적인 수입이 있더라도 막상 써야 할 때 돈이 없으면 자신의 신용을 토대로 누군가에게서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 사용하는 신용은 내일의 빚’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신용은 미래의 소득을 담보로 화폐 상품 서비스로 교환하는 것이다. 현재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갚아야 할 빚도 늘어나는 셈이다.

당장 신용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해 좋은 신용기록을 쌓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등급에 따라 신용의 종류, 사용 금액, 상환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연체가 계속되면 ‘신용이 불량하다’는 낙인이 찍혀 금융 거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등 심각한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정부는 2005년부터 공식적으로는 ‘신용불량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 혹은 ‘신용관리대상자’로 바꿨지만 신용기록은 그대로 남아 여러 금융 거래에서 제약을 준다.

통신요금을 연체할 경우에도 연체기간이 길고 금액이 크면 금융거래에 제약을 받는 신용관리대상자가 될 수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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