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규모 1년새 폭증…펀드 17조원-부동산 5억달러 ↑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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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시에 사는 주부 김지현(36) 씨는 해외 펀드에 1억3000만 원 정도를 묻어 두고 있다.

투자 국가도 다양하다. 일본 펀드에 5000만 원, 유럽과 중국 펀드에 각각 2000만 원을 넣었고,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해외 리츠 펀드에 나머지 4000만 원을 투자했다.

김 씨는 “전에는 국내 펀드를 주로 이용했는데, 1년 전부터 해외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갖게 돼 분산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나재헌(31) 씨는 요즘 중국과 홍콩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투자 규모가 약 3000만 원인 그는 지난해 해외 투자로 50% 정도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귀띔했다. 나 씨는 “책을 사서 공부도 하지만 주로 인터넷을 활용해 중국 기업과 현지 증시를 연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자산구조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해외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금융자산 중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적립식 펀드 투자 붐에 이은 ‘제2의 자산 혁명’이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본보가 15일 삼성증권에 의뢰해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고객 5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3.8%가 ‘해외 투자 자산이 있다’고 답했다. 해외 투자자 중 77.3%는 ‘해외 투자를 시작한 지 1년이 안 됐다’고 밝혀 최근의 해외 투자 열기를 반영했다.

해외 투자 자산의 폭발적인 증가는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5년 930만 달러였던 개인투자자의 해외부동산 매입액이 지난해에는 55배인 5억1420만 달러로 급증했다.

작년 말 현재 국내 개인들의 해외 펀드 투자 규모는 30조537억 원으로 전년의 12조4298억 원보다 17조6239억 원 늘어났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연구원은 “원화가치 강세(원화환율 하락)로 해외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구매력이 커진 가운데 저금리로 인한 수익률 둔화,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분산투자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해외 투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해외 투자 가속화로 국내 증시 기반이 약화되는 데다 투자 대상도 중국 베트남 등 일부 신흥시장에 쏠리는 등 적잖은 투자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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