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디젤엔진을 許하다

  • 입력 2007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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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과 디젤의 동거(同居).’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다. 정숙한 주행이 ‘생명’인 세단형 승용차에 ‘시끄러운’ 디젤 엔진은 아무래도 궁합이 맞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승용차용 디젤 엔진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디젤 엔진에 대한 이 같은 ‘편견’이 깨지고 있다. 요즘 나오는 디젤 승용차는 덜덜거리는 진동소음을 이전보다 현저히 줄였고 경제성과 환경친화성까지 갖췄다.

디젤 승용차의 ‘가능성’을 발견한 국내외 자동차 메이커들이 국내 시장을 겨냥해 신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디젤 엔진은 시끄럽고 더럽다?

디젤 엔진의 가장 큰 매력은 경제성이다.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유지비 부담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기름을 덜 먹는 디젤 엔진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연료소비효율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평가받는 푸조의 407HDi(배기량 2000cc)는 L당 14.3km를 간다. 1만km를 주행할 때 드는 유류비(2월 12일 현재 주유소 평균가격 기준)로 따지면 약 81만 원.

반면 표준연비가 L당 10km 안팎인 동급 가솔린 승용차가 1만km 주행할 때 드는 유류비는 130여만 원에 이른다. 기름값이 약 40%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이라는 점도 시대적 요구에 맞는다. 운전자마다 느끼는 정도는 다르지만 이전 디젤 엔진보다는 진동소음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수입 디젤 승용차 쏟아진다

아쉽게도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은 아직까지 수입차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디젤 승용차 판매가 허용된 2005년 수입차 업계는 19개 모델을 선보여 1260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에는 35개 모델을 내놓아 4338대를 팔았다.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디젤 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4.1%에서 10.7%로 급증한 것.

국내 디젤 승용차의 비중이 전체 승용차의 3.8%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입차 업계의 국내 디젤 승용차 시장 공략은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벤츠코리아가 지난달 중형 세단 ‘E 220CDI’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ML 280CDI’를 선보인 데 이어 한불모터스도 푸조 ‘뉴 307HDi’를 내놓았다.

한불모터스는 2005년 선보인 407HDi의 스포츠카 버전인 ‘쿠페 407HDi’를 4월 선보일 예정이다.

그동안 디젤 승용차를 외면해 왔던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도 한국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포드코리아는 유럽 중형 세단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인정받은 몬데오의 디젤형 버전인 ‘올 뉴 몬데오’를 4월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이고 하반기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5인승과 7인승 SUV인 S-MAX도 하반기에 내놓는다.

GM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중 중형 세단인 캐딜락 BLS 가솔린 모델의 디젤 버전을 선보이고 다임러크라이슬러 역시 10월경 ‘뉴 세블링 디젤’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는 GM대우가 다음 달에 ‘라세티 디젤’을, 르노삼성이 2000cc급 디젤 SUV(프로젝트명 H45)를 11월에 각각 선보인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올해 나올 디젤 승용차
브랜드모델시판(예정)비고
메르세데스벤츠E 220CDI1월 출시2000cc급
ML 280CDI1월 출시3000cc급 SUV
BMW뉴 X3 3.0d1월 출시3000cc급 SUV
푸조뉴 307HDi1월 출시2000cc급, 5도어 해치백
쿠페 407HDi4월2700cc급 스포츠쿠페
폴크스바겐파사트 2.0TDI 스포츠상반기2000cc급
파사트 Variant 2.0TDI상반기2000cc급 왜건
캐딜락BLS 디젤3월2000cc급
포드올 뉴 몬데오하반기2000cc급
S-MAX 디젤하반기2000cc급 SUV
다임러크라이슬러 뉴 세블링 디젤10월2000cc급
랜드로버디스커버리3 디젤3월2700cc급 SUV
레인지로버 스포츠디젤3, 4월2700cc급 SUV
GM대우라세티 디젤3월2000cc급
르노삼성H45(프로젝트명)11월2000cc급 SUV
자료: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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