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펀드 ‘산 넘어 산’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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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부문의 주택 공급 위축을 상쇄하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려는 목적으로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기로 했지만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임대주택 사업의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국공채 수준의 수익률(연 5% 안팎)을 보장하면 재정 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연기금 등 공공부문이 주도하고 기관투자가 등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올해 9월 전에 최대 10조 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 5만 채의 임대주택을 짓고 펀드 투자자에 대해서는 5∼10년 장기 국공채 수준의 수익률을 정부 재정으로 보장한다는 것이다.

펀드 조성 및 운용 주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현 자산운용업법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나 한국토지공사가 부동산 펀드를 직접 만들 수 없어 이 법을 개정하거나 주공이나 토공의 자회사로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부동산 펀드에 대해 적잖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이현석 교수는 “정부의 펀드 운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은 만큼 펀드 운용에 민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지 않으면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주택 사업에 민간 투자자를 유인하려면 정부가 수익률을 보장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재정 부담을 의식해 임대주택 보증금을 높게 책정하면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에서처럼 ‘무늬만 임대주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단 부동산 펀드를 수익성이 높은 분양주택에 투자한 후 여기서 생기는 수익을 임대주택에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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