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짠돌이 ‘에스코’…고유가시대 친환경산업으로 각광

  • 입력 2006년 6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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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은 제2의 자원개발.’

배럴당 70달러를 오르내리는 고유가 시대에 에스코(ESCO) 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에스코란 정부의 정책자금을 빌려 공장이나 아파트 등 에너지 사용자에게 에너지 절약시설을 지어주고 에너지를 줄인 양만큼 투자비와 이윤을 회수하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

에너지 절약은 물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어 친환경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종(新種) 산업이다.

○ 고효율 조명기기서 열병합발전까지

최근 5년간 에스코 기업들은 양적, 질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1993년 에스코 제도가 처음 생겼을 당시만 해도 산업자원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에스코는 4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59개로 40배로 늘었다.

13년 동안 이 기업들이 절약한 에너지를 석유로 환산하면 약 625만 배럴로 약 3009억 원에 이른다. 한국의 하루 석유소비량이 200만 배럴임을 감안하면 이는 3일을 쓰고도 남을 물량이다. 총 7797억 원을 투자해 3009억 원을 벌었으므로 비용 대비 효과 역시 만만치 않다.

에스코의 에너지절약사업이 고효율 조명기기와 같은 단순설비에서 열병합발전, 폐열회수 시스템 등 고기술, 복합설비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절약시설은 소형열병합발전이 전체 에스코 투자 건수의 절반을 넘어섰고 화학공장 등의 공정개선이 20%, 냉난방설비가 10%를 차지했다.

특히 가스나 석유 등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이때 발생하는 폐열을 모아 다시 발전에 사용하는 소형열병합발전은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 아파트 단지에서 도입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 중소기업들이 약진하다

에너지절약시설은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반면 투자회수기간은 평균 2.7년에 이르기 때문에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기업이 하기는 벅찬 측면이 있다. 하지만 탄탄한 기술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중소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중견기업인 케너텍이 소형열병합발전과 바이오열병합발전 등으로 국내 수주 1위를 차지했으며 동양에스코는 폐열을 재활용하는 히트펌프를 개발해 화제가 됐다. 이앤이시스템은 심야시간에 얼음이나 냉수를 생산해 저장했다가 주간에 이를 냉방에 사용하는 축냉식 냉방설비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에스코 기업들이 사업투자비를 정책자금에만 의존하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더구나 지난해 1829억 원에 이르던 에스코 투자사업 지원자금이 올해는 1237억 원으로 크게 줄어 중소기업의 형편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김학도 에너지정책팀장은 “정책적으로 에스코 시장의 정책자금은 줄여나가고 민간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책자금의 70%는 중소기업을 우대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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