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록씨 아더앤더슨코리아 재직때 前고위관료 자녀들 근무

  • 입력 2006년 3월 2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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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가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혐의로 24일 구속수감되기 전 대검찰청사를 나서는 모습. 이훈구 기자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대표가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혐의로 24일 구속수감되기 전 대검찰청사를 나서는 모습. 이훈구 기자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김재록(金在錄·46) 씨가 컨설팅 회사 아더앤더슨코리아 부회장으로 근무할 당시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의 전현직 고위 간부 자녀 여러 명이 이 회사에 정식 직원 또는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다.

당시는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던 때였고 아더앤더슨코리아는 이런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M&A) 컨설팅을 따내면서 사세가 급격히 확대됐다. 김 씨는 아더앤더슨에 합류한 후 GCF(Global Corporate Finance) 사업부를 만들어 운영을 총괄했다. 이 사업부는 부실채권의 가치 평가, 기업의 자산부채 실사, M&A 등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김 씨는 김대중(金大中) 정부 말기 아더앤더슨을 나와 인베스투스글로벌을 설립한 이후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했다.

○ 고위 관료 자녀들 대거 취업

아더앤더슨코리아에는 2001년을 전후해 고위 경제 관료와 은행 간부들의 자녀가 대거 취업하거나 인턴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여당의 핵심 당직자인 K 씨, 국회의원 겸 현직 장관인 K 씨, 법무법인 고문인 C 씨 등 3명의 전직 재경부 장관 자녀가 이에 해당된다. 당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에 깊숙이 간여한 금감위와 산업은행 고위직을 거친 J 씨도 마찬가지다.

고위 관료 출신들이 아예 이 회사에 둥지를 튼 일도 잦았다. 금감위원장이었던 L 씨는 2001년 11월에, 예금보험공사 이사였던 P 씨는 같은 해 6월에 각각 이 회사 고문으로 위촉됐다. DJ의 처조카인 L 씨도 2001년 말까지 고문으로 있었다.

이 회사에 근무했던 한 컨설턴트는 “김 씨가 아더앤더슨에 합류해 GCF 사업부를 만든 이후 고위직 자제들이 대거 입사했다”며 “컨설팅 회사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대기업과 정부 고위 관료의 자녀를 채용하는 것은 관례였다”고 말했다.

○ 아더앤더슨, DJ 정부 시절 급성장

아더앤더슨코리아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 발주 컨설팅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부실채권 해외 매각, 부실기업 매각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급성장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자산 부채 실사, 현대석유화학 구조조정 컨설팅, 대우자동차 매각, 오리온전기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등을 이 회사가 맡았다. 1999∼2002년 당시 업계에서는 “아더앤더슨이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싹쓸이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김 씨는 고위 경제 관료들과 밀접한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L 씨 사단’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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