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전쟁 꼬이는 ‘삼각함수’…DBS “입찰 참여”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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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인수제안서 제출이 13일 마감되면서 외환은행 인수전의 경쟁 구도가 드러나고 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자금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이 하나금융지주와 손을 잡았고 국민은행도 글로벌 금융회사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인수 의사를 밝혀 외환은행 인수전은 하나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의 ‘2강 구도’에 DBS가 참여하는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 하나금융지주, 국민연금과 연대

국민연금 온기선 운용전략팀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하나금융지주와 제휴하기로 했다”며 “투자할 자금 규모는 약 1조2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온 팀장은 “하나금융지주가 국민은행에 비해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쓴다는 반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자체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만약 해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이룬다면 돈이 아니라 ‘모양새’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측은 이날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도이체방크와 손을 잡았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 DBS가 다크호스?

당초 하나금융지주와 손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DBS는 독자 인수에 대한 뜻을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직접 제출하기 위해 잭슨 타이 DBS 행장이 13일 방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DBS 관계자는 “타이 행장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최근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해외 지점망인데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세계적인 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노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계 소식통은 “국내 은행끼리 붙으면 여론이나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제대로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론스타 측에서 DBS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매각 가격과 일정

금융권에선 외환은행 인수 가격을 6조 원 안팎으로 보고 있지만 인수 후보들 사이에 경쟁이 붙으면 다소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13일 인수의향서 제출이 마감되면서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다음 달에는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고 우선협상 대상자와 가격과 매각 조건을 재협상한 후 이르면 6월에는 매각 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매각 예상 일정
3월 13일인수가격 제안서 제출 완료
3월 말개별 가격협상 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4월추가 정밀실사 및 개별협상
5∼6월검찰·국세청 조사 및 감사원 감사 예정
6∼7월매각작업 마무리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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