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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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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만나면 신용카드 사용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를 꼭 묻는다. 주변에서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이 씨의 부인도 이웃에게 현대카드에 대해 이것저것을 묻는다. “저의 제안이 카드회사에 받아들여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삶에 새로운 관심사가 생긴 거죠.” 여행 및 레저와 관련된 신용카드 서비스를 골똘히 생각하는 버릇도 생겼다. 실제로 그는 현대카드가 제휴 여행사를 다양화하고 스키장 할인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 우수 제안상을 받기도 했다.
○ 고객은 아이디어의 보고(寶庫)
현대카드는 9월 초부터 우수회원 240명과 비회원 60명 등 300명으로 구성된 브랜드 사절단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사절단은 현대카드 홈페이지 안에 마련된 공간에서 커뮤니티를 이뤄 활동 중이다. 현대카드에서도 관련 직원만 내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은 비밀이다.
브랜드 사절단이 아이디어를 내면 현대카드는 내용을 모니터링해 반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한다. 제안되는 아이디어는 월평균 900건에 이른다.
실제로 사절단은 현대카드 중 하나인 W카드의 CM송(‘아버지는 말하셨지’)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데 착안해 W카드 CM송 패러디 이벤트를 제안했고 현대카드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W카드 광고에 나오는 곰돌이도 마케팅에 활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에 현대카드는 곰돌이 마스크를 제작해 현장 이벤트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사절단은 서비스를 미리 테스트해 주는 역할도 한다. 온라인 영화관 업체가 제휴를 요청해 오자 현대카드는 사절단에 이 온라인 영화관을 3주간 이용해 본 후 제휴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절단은 3주 후 ‘미달’ 판정을 내렸고 현대카드는 제휴를 포기했다.
현대카드 e-비즈팀 이영선 대리는 “브랜드 사절단은 어떠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판단해 줄 수 있다”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확실한 창구가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 ‘컬처(Culture) 마케팅’
브랜드 사절단 운영은 컬처 마케팅의 일종이다. 컬처 마케팅이란 고객의 체험과 참여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
광고대행사 TBWA의 김성철 국장은 컬처 마케팅에 대해 “마니아들을 모아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안에 제품이 포함되도록 하는 마케팅의 새로운 트렌드”라고 말했다.
제일기획 박재항 국장은 브랜드 사절단에 대해 “단순히 e메일과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브랜드를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는 ‘바이러스 마케팅’에서 한 계단 발전한 양상”이라며 “‘프로슈머(생산자 겸 소비자)’이자 소비자 자문 조직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애플 컴퓨터나 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 데이비슨 등은 컬처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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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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