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朴孝鎭)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증시는 80년대 중반이후 6번째 장기 박스권을 뚫으려고 시도하는 중"이라며 "미국이 82년 8월 776포인트에서 83년 11월 1287포인트까지 65.6% 급상승하면서 6번째 시도 끝에 네 자릿수 주가시대를 열었던 때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 증시간 유사점으로 △거시경제환경에서는 장기성장률 우려, 투자위축, 신용붕괴, 소비 침체가 투영되고 있고 △금융환경에서는 금리의 급변, 단기부동화(短期浮動化·자금의 운용기간이 짧아지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현상)의 심화, 통화팽창, 금리자율화에 따른 자금이동이 나타났으며 △투자환경에서 가계의 극심한 주식혐오 완화, 간접투자 마인드의 확산, 장기투자층의 성숙, 기업연금제 도입 등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정책환경에서 정부의 강력한 재정부양 의지와 감세, 금융자율화에 따른 겸업화가 빠르게 전개됐고 △증시환경에선 한 자릿수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의 저평가 상태, 기업의 구조조정이후 인수합병(M&A) 러시, 자사주 매입, 외국인들의 꾸준한 주식매수 등이 나타났었다는 점도 유사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당시 미 증시에서 컴퓨터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경기민감형 업종들과 건설 저축은행 등 정책수혜업종이 크게 상승했다"며 "한국에서는 정보통신(IT) 자동차 조선 운송 유통 등 업종과 정책 수혜에 따른 금융 건설업종의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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