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펀드’ 장단점]박스권 장세땐 자동매매 위력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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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환경에 맞는 금융상품을 골라야….”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두 달 가까이 일정한 범위(830∼890) 안에서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주가 동향에 맞춰 주식을 자동 매매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시스템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스템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미리 정해진 매매조건(저점 매수, 고점 매도)에 따라 기계적으로 운용되는 상품. 아무리 유능한 펀드매니저라도 주가가 낮을 때 주식을 팔고 고가에 사는 실수를 범해 손실을 낼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

▽분할 매수와 매도가 포인트=시스템 펀드는 투자자금을 일시에 납입하더라도 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나눠 이뤄진다. 처음에는 일부 금액만 주식에 투자한 후 그 상태에서 주가가 추가로 내리면 주식을 추가로 산다. 대신 주가가 오르면 그동안 사들였던 주식의 일부를 팔아 수익을 낸다. 주가 등락에 따라 추가 매수와 매도가 연속적으로 이뤄지면서 매매 차익을 누적하는 구조다.

대표적인 상품은 대한투자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클래스원 오토 시스템 액티브 주식혼합 펀드’. 펀드 설정 초기에 투자 종목군을 구성한 후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매매 방향을 결정하는 투자기간 1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다.

▽분화하고 있는 시스템 펀드=시스템 펀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목표 수익률을 정해 놓고 투자하는 ‘목표수익 추구형’이나 투자 자금을 나눠 내는 ‘적립식’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목표수익 추구형은 대신증권이 이달 22일 선보인 ‘대신 이글아이 펀드’가 대표적 상품. 이 펀드는 국고채 등 우량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에 펀드 자산의 70% 이상을 투자해 이자 수익을 얻는다. 또 나머지 펀드 자산은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목표 수익률은 연 7%.

적립형은 거액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갖는 소액 투자자를 위해 고안됐다. 대우증권의 ‘마스터랩 대표기업지수 시스템 펀드’가 대표적 상품.

▽돌발 상황에는 약해=시스템 펀드는 과거 증시 동향을 분석해 나온 상황별 규칙에 따라 주식 거래를 하는 펀드인 만큼 ‘대통령 탄핵 사건’이나 유가 급등 같은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이 생겨 주가가 요동치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禹在龍) 대표는 “사람만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기계적 투자를 하는 시스템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펀드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펀드 구성 주식이나 자산 배분비율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시스템 펀드 현황 (자료:각 증권사)
유형펀드판매 회사주요 특징
일시 납입형클래스원 오토 시스템 액티브 주식혼합 펀드대한투자증권종목별로 주가가 상승하면 분할 매도, 주가가 하락하면 분할 매수
오토챈스60 혼합펀드한화증권주가 등락이 반복될 때마다 분할 매매해 차익 누적
바운더리 혼합펀드푸르덴셜투자증권주가가 내리면 분할 매수, 주가가 오르면 분할 매도로 수익 추구
목표 수익형대신 이글아이펀드대신증권-국고채 등 우량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성 자산에 70% 이상 투자해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원금 보존 추구
-자산의 30% 안에서 미리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주식 투자
-목표 수익률 연 7%
클래스원 오토 시스템 단기 주식혼합 펀드대한투자증권-업종 대표주식 그룹과 고배당 주식 그룹 투자
-목표 수익률 연 6%
적립형부자아빠 연속분할매매 주식혼합펀드한국투자증권자동주문시스템을 이용해 분할 매매
마스터랩 대표기업지수 시스템 펀드대우증권대우증권의 대표 기업지수 20종목 대상으로 분할 매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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