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 제2공장 준공 배중호 사장 “백세주의 ‘짐’ 덜겠다”

  • 입력 2004년 9월 19일 18시 30분


“겨울에 봄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

백세주로 유명한 국순당의 배중호 사장(사진)은 강원 횡성군에 제2공장을 준공한 것과 관련해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가 창사 이래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순당은 1992년 백세주를 시장에 내놓은 이후 매년 두 자릿수에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에는 매출이 지난해보다 8%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이후 2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올해 4월 말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한때 1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내수침체 장기화로 전체 매출의 90%를 훨씬 넘는 백세주가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게 직격탄이 됐다. 눈길을 끌 만한 신제품을 선보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증권가에서는 ‘성장동력의 부재(不在)로 국순당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 ‘제2공장 준공은 부적절한 과잉투자’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배 사장은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소주 막걸리 등과 같은 가격이 싼 술을 찾는 게 원인일 뿐”이라며 “성장동력에 이상은 없다”고 반박했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낮은 알코올 도수 주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이례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공장 설비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는 데만 급급해 신제품을 선보일 수 없었다”며 “제2공장이 준공됨에 따라 앞으로 제품 개발이 끝난 신제품을 다수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순당은 내년 초 청주 계열과 전통재래주 계열 신제품 2, 3종을 선보이고 기존 제품(백세주, 삼겹살에 메밀 한 잔)의 브랜드를 한 단계 높이는 새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영합리화 작업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경기 화성시에 있는 제1공장의 설비를 내년 중 횡성공장으로 이전한 뒤 물류 거점 및 연구개발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배 사장은 “이 같은 작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순당을 한국 주류문화를 이끌어가는 선도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횡성=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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