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매각 반성할점 있다”… 정부 첫 인정

  • 입력 2004년 9월 3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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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한 제일은행 매각에 대해 반성할 점이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는 최근 발간한 ‘공적자금관리백서’에서 “현재 시점에서 제일은행 매각 당시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면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매각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반성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록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라는 단서를 달긴 했으나 정부가 제일은행 매각과 관련해 ‘반성’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문제가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자위는 또 “현재 시점에서 제일은행 매각 당시 정부가 내세웠던 국가신인도 유지, 효율적인 공적자금 회수, 선진금융기법 도입 등을 얼마나 달성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단기적 이익에 치중하는 펀드(뉴브리지캐피털)의 속성상 은행산업의 발전이라는 장기과제보다는 이익만을 위해 기업대출을 축소해가며 소매금융에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자위는 그러나 매각가격과 관련해서는 “매각 당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이었고, 막대한 부실채권을 보유한 제일은행이 관심을 끌 수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당시로서는 최선의 판단이었다”며 헐값 매각 비판은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정부는 제일은행에 17조6532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현재까지 자산매각과 부실채권 회수 등을 통해 10조1549억원을 회수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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