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상의회장 “한국경제 난파선 아니지만 구멍 많은 배”

  • 입력 2004년 6월 8일 18시 07분


“우리 경제는 지금 난파선이 아니라 구멍이 많은 배라고 할 수 있다. 노사문제와 기업 경쟁력, 제조업 공동화 등의 구멍이 생겨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빨리 막아야 한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총회에 참석 중인 박용성(朴容晟·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경제 현실을 이같이 묘사했다.

박 회장은 ‘경제위기’ 논란과 관련해 “한국은행 총재 말씀이 딱 맞다. 언제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상황이 어렵지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구멍이 많이 난 배라고 했는데 제일 큰 구멍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제조업 경쟁력 상실’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한 뒤 “3차 산업에서 교육과 의료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동차 시장이나 공작기계 시장을 개방할 때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경쟁력이 얼마나 높아졌느냐”면서 “개방의 고통을 이겨낸 사람만이 개방의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정부의 혁신도 요구했다.

그는 “교육제도는 3000달러 수준인데 2만달러 경제를 이끌 인재가 나올 수 있겠느냐. 정치가 5000달러 수준밖에 안 되는데 2만달러 경제를 뒷받침해 줄 수 있겠느냐”며 정부 개혁을 촉구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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