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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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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유럽 정권 교체기의 경제정책’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좌파가 집권 중인 영국과 독일 스웨덴뿐 아니라 최근 좌파정권이 들어선 스페인도 성장을 우선하는 실용주의를 채택했다면서 우리 정치권도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유럽에서는 우파정권이 대거 등장했고 영국 독일 등 좌파 정권도 세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는 이른바 ‘우향우’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영국의 집권 노동당은 과거 보수당의 신자유주의인 대처리즘을 적극 수용했고 조세를 통한 ‘부(富)의 재분배’라는 전통 사회민주적 정치노선을 탈피했으며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에 반대하고 철도 민영화를 완료하는 등 성장을 중시하고 있다.
독일의 사민당 정권은 집권 초기 복지정책을 강조했다가 경제 불황을 겪자 2002년 재집권 후 노동시장 규제완화 등을 골자로 하는 경제개혁정책 ‘어젠다 2010’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도 1980년대 이후 ABB 등 대기업이 세금 및 사회보장 부담을 이유로 해외로 빠져나가자 사민당 정권이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복지 지출을 억제하는 개혁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며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해 부유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
4월 사회노동당 정권이 출범한 스페인도 정치권의 시장개입 반대와 민영화 지속 추진 등 기존 경제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몇 개월은 한국경제의 10년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라면서 “정치권이 타협하고 당정이 협력해 기업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근로자 경영참가와 부유세 도입 등 개혁시책 도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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