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해외투자 KIC설립…한은, 강력 반발

  • 입력 2003년 12월 1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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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산하 동북아 경제중심 추진위원회가 최근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한국투자공사(KIC·가칭)’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한국은행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일 “외환보유액은 환율 안정을 유지하고 외환위기와 같은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해외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안이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외환보유액은 급격한 자본유출에 대비한 국가의 최종적 대외지급준비 자산인 만큼 운용원칙은 수익성이 아니라 안전성과 유동성이 돼야 한다”면서 “이 같은 원칙이 한번 무너지면 언젠가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국가의 최종적인 대외지급 준비자산인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KIC의 모델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정부투자공사(GIC)의 경우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아닌 정부 출자로만 설립됐으며 재무부로부터 국가의 재정 흑자와 국민연금 등을 위탁받아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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