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회장 소환조사 그룹총수론 처음

  • 입력 2003년 11월 19일 2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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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8일 오후 박삼구(朴三求) 금호그룹 회장을 소환, 이틀째 조사한 뒤 19일 밤 귀가시켰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그룹 총수가 직접 조사를 받기는 박 회장이 처음이다.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금호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지난해 대선 때 정치권에 제공했는지를 강도 높게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18일 금호그룹 전략경영본부 및 금호타이어측에서 주식·회계 관련자료 등을 건네받아 비자금 조성 등을 뒷받침할 물증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1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 비리의혹에 연루된 김성철(金性哲)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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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위와 지난해 대선 때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사옥 일부를 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에 무상 대여한 경위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 등이 확인되면 20일경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노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부산 창신섬유 회장이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거액을 동원한 단서를 포착하고 자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강 회장의 자택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강 회장과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현대자동차 계열사였다가 2001년 12월 청산된 현대우주항공의 회계 감사 자료를 A회계법인으로부터 제출받아 비자금 조성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또 LG홈쇼핑에서 압수한 주식·회계 관련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비자금 조성 혐의를 뒷받침할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효남(文孝男) 대검 수사기획관은 “LG와 금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거나 자료 임의제출을 요구한 것은 기업에 대한 ‘압박용’이 아니라 불법 대선자금 제공이나 비자금 조성 단서가 확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LG홈쇼핑 자금담당 임원 등을 금명간 불러 조사한 뒤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측에서 중앙당 후원회의 후원금 관련자료를 제출받아 대선 때 한나라당에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낸 기업에 대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검찰은 이들 자료를 토대로 기업 등이 낸 후원금과 실제 한나라당에서 회계처리한 금액에 차이가 있는지와 이에 따른 대선 자금 유용 여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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