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바람둥이 광고 전성시대…자극적 소재로 인지도 높여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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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마
이탈리아의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지안루지 부폰. 연습을 끝내고 축구장을 나오다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자 의미 있는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넨다. 그런데 웬걸! 여자가 화답하듯 다가오자 스포츠카에 앉은 부폰이 조수석에 여자 대신 푸마 운동화를 앉힌다. 그리고는 “푸마 자리야”라며 떠나버린다. 바람둥이가 금발 미녀보다 더 좋아하는 게 푸마라는 뜻으로 제작된 ‘자동차 바람둥이’편.

사회 곳곳에 ‘바람’이 넘쳐나고 있다.

‘바람난 가족’이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와 같은 영화 속 세계에서는 물론 최근에는 TV광고에서도 단골 소재로 떠오르는 것.

KT의 러브스토리도 마찬가지. 유선전화를 들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여자1. 또 다른 여자2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남자. 여자2는 남자에게서 전화를 빼앗아 당당하게 말한다.

“넌 누구니? 바보.”

사실 몇 해 전부터 젊은이들의 사랑이 점차 지고지순한 사랑에서 멀어져 가는 점에 착안해 제작된 감각적인 광고가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동통신의 광고인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도 이 가운데 하나. 다만 최근 들어 애정의 삼각관계가 이전보다 더 노골적으로 묘사된다는 게 특징이다.

올해 초 인기를 모은 에뛰드의 광고에선 여자가 바람둥이. 남자친구1이 음료수를 사러 간 틈을 이용해 입술화장을 고치는 여자. 이 와중에도 휴대전화로 다른 남자친구2와 수다를 떤다. 남자친구1이 돌아오자 화장과 통화를 끝낸 여자는 ‘어, 엄마야’라며 미소를 짓는다.

필립스 '에센스 무선주전자'

필립스의 ‘에센스 무선주전자’ 정도면 다소 민망할 정도. 투명한 창으로 주변 사무실이 훤히 보이는 회의실. 업무상 처음 만나 명함을 나누는 남자와 여자. 여자의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여자가 필립스 에센스 무선주전자의 스위치를 올리고는 남자에게 다가가 키스를 한다. 무선주전자가 빨리 끓어 김이 오르는 사이로 키스를 해 회의실 바깥에서 보지 못하게 한 것. 여자는 동료가 회의실로 돌아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여유롭다.

웰콤의 매체팀 정해경 부장은 “삼각관계 등 애정을 다룬 소재는 자극적이어서 광고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다만 상품의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쿨(Cool)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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