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63% “9월까지 신규채용 없다”

  • 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37분


올 3·4분기(7∼9월) 중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이 아예 없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한 국내 기업이 4곳 중 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들은 대학 졸업자보다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고령층은 임금이 적더라도 적극적으로 재취업에 나서 기업이 노령화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부가 6월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444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7일 발표한 ‘고용동향 전망’에 따르면 3·4분기 중 직원 채용계획이 없는 업체는 2799곳(63.0%), 미정인 업체는 595곳(13.4%)으로 나타났다.

채용계획이 있는 업체는 23.6%인 1050곳에 그쳤으며 이는 2·4분기(4∼6월)의 27.2%에 비해 3.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려는 이유로는 대부분(80.8%) ‘이직자 보충’을 꼽았으며 ‘조업도 상승’ 또는 ‘시설 및 설비투자 증가’를 든 업체는 17.1%에 그쳤다.

3·4분기 고용상황 전망에 관한 기업실사지수(BSI)도 지난해 2·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105.5를 기록해 업체들이 경기침체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전망 BSI는 ‘전 분기보다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 업체들의 응답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인 답이, 낮으면 부정적인 답이 많음을 뜻한다.

고용전망 BSI는 지난해 2·4분기 114.2, 3·4분기 114.1, 4·4분기 111.5, 올 1·4분기 112.7, 2·4분기 110.4, 3·4분기 105.5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3·4분기 중 희망퇴직, 해고, 휴가 및 직업훈련 확대 등 고용조정을 실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도 전체의 16.8%로 전 분기의 13.5%보다 3.2%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6월 현재 국내 기업 근로자들의 평균 나이는 36.5세(남 38.0세, 여 33.2세)였다. 근로자 평균 연령은 1990년 32.6세에서 1995년 35.9세로 늘어난 뒤 계속 높아져 ‘기업의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 55세 이상 근로자 비율도 △1990년 3.01% △1999년 6.52% △2001년 6.57%로 커지는 추세다. 이에 반해 평균 근속 연수는 1998년 6.1년에서 2001년 5.9년, 지난해 5.6년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편 노동부가 지난해 8∼9월 5명 이상 업체 6344곳, 38만여명의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금구조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이상 근로자의 상대적 급여수준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졸업자의 급여수준을 100이라 할 때 대졸 이상 근로자의 급여는 지난해 6월 기준 149.4로 1998년(149.0) 이후 처음으로 150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청년 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등 취업난이 심각해짐에 따라 대학 졸업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라도 하향 취업을 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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