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경기장 2만5000평 복합쇼핑몰 개관…'쇼핑천국' 대변신

  • 입력 2003년 5월 21일 17시 45분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가 없는 날인데도 경기장 주변이 떠들썩했다. 전자제품, 음료수, 식품 등을 가득 실은 트럭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사무실과 창고로 쓰였던 관중석 밑 1, 2층에 4만여종의 상품이 하나둘씩 진열되고 있었다. 옆 출입구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 월드컵 축구경기의 감동으로 메아리쳤던 월드컵경기장이 23일 스포츠 테마형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한다. 세계 최초로 축구장 내에 할인점, 영화관, 피트니스센터 등을 갖춘 복합 쇼핑몰 ‘월드컵몰’이 들어서는 것.

▽가족과 함께 놀러오세요=2만5000평 규모의 ‘월드컵몰’은 서울 서북부지역 최대 복합쇼핑몰. 젊은층과 가족 단위 쇼핑객이 타깃이다. 경기장 1, 2층 관중석 밑 공간을 둥글게 돌며 쇼핑, 영화감상, 식사, 스포츠 활동 등을 즐길 수 있다.

지하철 6호선이 연결되는 교통의 편리함, 2500여대 규모(할인점 전용 900대)의 주차 공간, 경기장 내 공원과 주변 5개 공원(평화, 난지천, 난지한강, 하늘, 노을)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할인점 영화관 등은 1, 2층에 들어선다. 2층 복도에는 의류 아웃렛 매장 100여개가 있다. 또 푸드코트는 물론 약국 병원 등의 생활 편의시설과 스타벅스, 롯데리아, 피자헛 등의 패스트푸드점도 생긴다. 이달 초에는 450석 규모의 예식장과 2000석 규모의 연회장이 문을 열었다.

▽아시아 최고 할인점=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는 동쪽 관중석 밑 1, 2층에 3100평의 ‘월드컵몰’점을 연다. 백화점 수준의 할인점을 원하는 한국 고객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게 까르푸측의 설명.

생활용품 코너는 원목 스타일 바닥재, 아동 코너에는 원색의 도형이 그려진 바닥재, 신선식품 매장은 사람 모습이 비칠 정도로 윤이 나는 바닥재를 썼다. 창고처럼 높았던 진열대는 한국인의 눈높이에 맞게 1.4∼2m 정도로 낮추었다. 가족단위 쇼핑객을 위해 지문을 입력해 미아를 찾는 지문인식 미아방지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한국상품 선물코너, 외국인 전용 계산대, 수입 신선식품 코너 등을 들였다.

이봉진(李鳳鎭) 월드컵몰점장은 “본사 관계자들이 아시아 최고 수준의 할인점이라고 극찬할 정도”라며 “한국 진출 7년간 배운 한국형 할인점의 노하우를 담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공간=10개 상영관을 갖춘 1800석 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상암10’은 항공기 퍼스트클래스 좌석을 옮겨 놓은 ‘골드클래스’ 등을 갖추고 23일 문을 연다. 경기장 소음을 막기 위해 방음(防音) 및 흡음(吸音) 시설을 강화했다. 23일까지 ‘니모를 찾아서’ ‘튜브’ ‘폰부스’ 등 20여편의 영화를 선착순으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또 8월에는 25m 길이의 풀 6개와 유아 전용 풀을 갖춘 수영장, 스쿼시장 등이 문을 연다. 1000평 규모의 사우나장에는 사우나 시설, 찜질방, 어린이 놀이방이 생긴다.

까르푸 월드컵몰점에는 70여평의 게임 컴퓨터 매장, 210여평의 스포츠 전문 매장도 있다.

정인준(鄭寅俊) 서울월드컵경기장관리사업소장은 “축구장 관객과 쇼핑몰 고객의 출입구가 달라 큰 불편이 없을 것”이라며 “연간 115억원의 임대료 수입을 올리게 돼 일본 언론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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