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복구시장 130조원 추정 "戰後특수 잡아라"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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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바그다드 진격과 함께 ‘전쟁 이후’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발길이 바빠졌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들은 8일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25달러 이하로 하락하고 미국 경제도 투자심리가 살아나 대외경제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이라크에 대한 전후 복구 사업이 본격화되면 과거 걸프전 때와 같은 특수(特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업들은 보고 있다. 1991년 걸프전 직후에는 중동 수출이 연간 26.4% 정도 늘어났다.

KOTRA에 따르면 이번 이라크전 이후 복구 시장 규모는 10년 동안 최대 1050억달러(약130조원대). 물가 차이는 있지만 금액으로만 보면 2차세계대전 후 유럽 복구계획인 ‘마셜 플랜’과 맞먹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유전 및 발전, 자동차, 직물, 중소형 기계류, 가전 등을 유망 분야로 꼽고 있다.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가장 기대가 큰 업종은 건설업체와 엔지니어링 업체들. 복구 사업은 미국 메이저 업체 위주로 진행되고 한국 기업들은 하청 형태로 참가할 전망이어서 업체들은 최근 미국 메이저 회사들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달말 윤진식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플랜트수주단을 오만과 이란, 아랍에미리트 등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해외사업본부 정태영(鄭泰永) 상무는 “한국 건설업체들이 도로 항만 공항 등의 재건 공사에 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부분 미국 메이저업체의 하청 형태로 참여하겠지만 큰 위험을 피한다는 측면에선 좋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래 KOTRA 바그다드 관장은 “이라크 복구에 가장 큰 애로 사항은 발전시설 미비”라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발전과 유전 개발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가하면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판다=전자 자동차 등의 수출업체들도 전후 특수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폐허가 된 이라크에서 통신문제 해결이 시급할 것으로 보고 이라크 및 중동지역의 휴대전화 특수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중동으로의 수출이 재개되는 즉시 가동할 수 있는 물류 및 거래선을 점검하고 TV, 컴퓨터, 반도체 등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전쟁 이후 현지 마케팅 방안을 세웠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일주일간 중동지역 판매대수가 이미 3월 2850대의 58.4%인 1665대를 넘어 회복 조짐을 보였다. 아랍에미리트의 현대·기아차 중동판매본부 직원들은 최근 이라크 재건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서방기업들에 대한 소식을 매일 본사에 전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상용트럭, 버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중동지역 딜러망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아차는 올해 중동지역 수출 목표를 당초 3만2120대에서 10%가량 더 높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중동지역 수출을 중단했던 GM대우차는 올 하반기(7∼12월) 수출 재개를 앞두고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지역 판매망 구축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전후 이라크 복구사업 유망진출 분야
분야시장여건한국기업 진출 전략
유전2010년까지 하루 600만배럴 생산
목표(현재 하루 300만배럴 생산)
파이프라인 등 주요 공사 수주를 위한 외국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발전총발전 가능량(4400MW)이 총전력
수요(6200MW)에 못 미침
기술, 가격, 유지보수에서 중국과 차별화
통신현재 70만 회선 불과 ·확충 불가피중국 저가 및 프랑스, 스웨덴 고가 제품과 차별화
자동차 및 부품신차 수요 급성장 예상현지딜러 마케팅 지원·사후서비스망 구축
자료:KOTRA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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