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금강기획 KMS담당 김민경 대리

  • 입력 2003년 3월 3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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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대리.부지런한 벌(Bee)처럼 지식을 수집해 회사 지식경영시스템(KMS) ‘RGB’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나성엽기자
김민경 대리.부지런한 벌(Bee)처럼 지식을 수집해 회사 지식경영시스템(KMS) ‘RGB’를 채우느라 여념이 없다. 나성엽기자
“저 같은 사람 없으면 지식경영시스템 안 돌아가지요.”

임직원들의 머릿속에 숨어 있는 지식을 밖으로 끄집 어내 일정한 장소에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 꺼내 실전(實戰)에 활용하는 지식경영시스템(KMS). 금강기획도 RGB(Resource Generating Bee)라는 KMS를 2001년 구축, 2년여 만에 7000여건의 지식이 저장되는 성과를 거두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RGB에는 경쟁프레젠테이션(PT)의 노하우, 광고주의 주요 광고 담당자의 연락처와 이들의 성향, 경쟁사들이 제작한 PT 자료 등이 담겨 있다. 특히 경쟁업체의 자료는 공식적으로 ‘대외비’이나 금강기획 직원들이 온갖 인맥을 동원해 수집한 것들. 이직이 잦은 광고업계의 특성상 금강기획으로 옮겨온 인력이 전 직장에서 들고 온 자료도 많다. 대신 금강기획측은 RGB 안의 자료는 복사나 저장, 프린트가 안 되도록 해 자료 누출을 막고 있다.

금강기획이 처음 KMS를 구축해 놓고 “RGB에 지식을 등록하면 건당 1만∼7만원을 지급하겠다. 자료를 조회하면 건당 100∼500원을 주겠다”고 밝혔을 때만 해도 회사측은 저절로 지식데이터베이스(DB)가 쌓이고 직원들의 지식 수준이 높아지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실무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내가 피땀 흘려 얻은 지식을 왜?”

“다른 회사로 옮기려면 필요할 텐데….”

인재개발팀의 지식경영담당 김민경 대리(29)는 그래서 바빠지기 시작했다. 기획 제작 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의 전문가들에게 ‘사내 강의’를 의뢰했고, 김 대리는 정해진 강의 주제에 따라 현업 부서에서 준비하는 자료를 모아 차곡차곡 RGB에 축적했다.

각 부서에 한 명씩 지정된 ‘헬퍼(Helper·KMS도우미)’들과 수시로 연락, 광고 제작과정에서 쌓이는 지식을 정기적으로 넘겨받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제때 자료를 안 보내면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화여대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산망과 인사제도만으로는 KMS가 성공할 수 없다”며 “KMS 구축 후 처음 2, 3년은 KMS 전담 부서가 다양한 행사를 빙자해 맨투맨으로 뛰어야 하며, KMS가 체질화되기까지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강기획은 작년 지식제공 수당으로 임직원 400여명에게 모두 2000여만원을 지급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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