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시장이 살아난다…작년 하반기이후 빠른 회복세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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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이었던 중국의 내수 시장이 올 들어 진정되면서 한국 수출품 가격 급락 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가 수출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강력한 내수 주도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90년대 초반 중국 소비가 급상승했던 ‘소비열점(消費熱點)’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KOTRA가 9일 발표한 ‘2003 중국경제 뉴 트렌드’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자 물가와 공장 출고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임금인상 정책과 금융권의 신용대출 확대가 소비지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일부 관영 연구기관과 메릴린치 등은 올해 중국의 소폭 인플레 가능성까지 전망하고 있다.

중국 600개 공산품의 공급 초과 비율도 지난해 하반기 88%에서 올 상반기 85.5%로 내려가면서 한국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 하락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중국 현지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산 휴대전화는 20%, TV 냉장고 등 가전은 30%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또한 90년대 초반 가전, 자동차 등 내구성 소비재를 집중 구매했던 중국 가정들의 제품 교체 시기가 올해 안에 다가올 가능성이 높은 것도 한국의 수출 증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당초 2000∼2001년 ‘소비열점’을 예상했으나 유효수요 부족에 따른 소비시장 냉각으로 발생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부동산 투자 집중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여러 차례 미뤄왔던 제2증시 ‘창예반(創業板)’을 올해 내 출범시킬 예정이다. 제2증시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 기존 거래소 시장보다 상장 문호가 탄력적이어서 한국기업의 현지금융 조달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 정부는 올해 안에 내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 해소 차원에서 외국기업에도 세 부담을 강화, 내외국기업에 대한 소득세율을 24%로 단일화할 예정이어서 중국진출 기업들은 이에 유의해야 한다.

KOTRA 해외조사팀의 박한진 과장은 “단일 소득세율 정책이 시행되면 중국 내 외국기업들은 15%에서 24%로 세율이 높아진다”면서 “따라서 중국투자를 결정한 한국기업들은 조기 진출을 통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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