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가 굴뚝주보다 낫다?…최근 상승률 IT株>전통株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34분



‘최근 5년 동안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주가가 전통산업 주식보다 더 많이 올랐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8일 보도한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한국 증시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AWSJ에 따르면 퀄컴, 아마존, 델컴퓨터 등 미국의 대표적 기술주는 최근 5년 동안 모두 주가가 오른 반면 포드자동차, 질레트, 코카콜라 등 굴뚝주로 불리는 전통산업 주식은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의외이긴 하지만 숫자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굴뚝주보다 기술주의 주가상승률이 더 높았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기술주가 굴뚝주보다 더 유망했다기보다 아직도 기술주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해석한다.

▽기술주의 높은 상승률〓1999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아마존은 최근 주가가 당시에 비해 5분의 1로 폭락했다. 투자자들도 지금 아마존에 별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비교 기준시점을 5년 전으로 돌리면 상황이 달라진다. AWSJ가 시장조사 업체인 비리니 어소시에이츠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은 5년 전에 비해 300%가 넘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퀄컴, 델컴퓨터, 시스코시스템스 등 대표적인 기술주도 2000년을 전후한 IT 거품 때에 비하면 주가가 폭락했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주가가 올랐다.

반면 전통의 강호들인 질레트, 코카콜라, 포드자동차 등은 모두 5년 전에 비해 주가가 하락했다.

▽어떻게 해석할까〓아직도 기술주가 5년 전에 비해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 증시가 IT 관련주에 주가 프리미엄을 여전히 더 얹어 주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주가가 기업실적을 반영한다고 볼 때 실적은 굴뚝주가 더 안정적으로 커왔기 때문.

그러나 최근 미국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KTB네트워크 장인환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는 IT 관련주에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는 관행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더 이상 기술주의 성장성을 굴뚝주보다 높게 쳐주지 않는다는 것.

동부증권 장영수 기업분석팀장은 “3년째 폭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술주 주가가 5년 전에 비해 높다는 것은 ‘아직도 더 떨어질 소지가 있다’는 쪽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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