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줄줄이 인상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6시 06분


이번주부터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가 줄줄이 오른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신규 가계대출이 크게 위축되고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려면 금리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미 가계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했거나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주택담보대출시 적용되는 연 7.2%대의 고정금리를 다음달부터 1%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부채비율(총부채÷연간소득)이 250% 이상이거나 소득증빙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가산금리를 물리기로 하고 이번주초 인상 비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인상 폭은 연 0.1% 포인트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부채비율이 250%를 넘고 과거 1년간 주택담보대출 연체일수가 30일 이상인 채무자에 대해 기존 대출금리보다 0.6∼0.7%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나 신한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도 부채비율이 250% 이상인 고객들에게 가산금리를 물릴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대출을 받으면서 신용카드를 신청하면 금리를 낮춰주는 보너스 제도를 폐지키로 해 금리가 연 0.2∼0.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또 총대출금의 0.6∼1%에 해당하는 근저당 설정비를 부활해 간접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은행들이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면제해줬던 근저당 설정비를 다시 받으면 대출금리가 연 0.2∼0.3%포인트 정도 오르는 셈이다.

6일 우리은행이 근저당 설정비를 부활한데 이어 신한은행도 18일부터 근저당 설정비를 받기로 했다.

조흥은행도 18일부터 3000만원 미만 소액대출에 대해 근저당 설정비를 받는다. 외환은행은 이번주중 근저당 설정비를 부활할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의 위험가중치가 50%에서 60∼70%로 상향조정됨에 따라 BIS 비율이 0.17∼0.34%포인트 하락하게 된다"며 "하락분 만큼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 6.4%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는 은행에서 3년만기로 5000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의 경우 지금까지 월 26만6660원의 이자를 부담했는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월 4만166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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