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안돼 年340억달러 손실”

  • 입력 2002년 3월 21일 18시 09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정부가 일본 칠레 등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 방한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간 FTA에 담길 내용을 논의할 ‘민관합동 공동연구위원회(가칭)’ 설립이 적극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한일간 FTA 체결에도 진전이 있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등 경제 3단체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19일 무역회관에서 세미나를 갖고 “빠른 시일 안에 FTA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KIEP의 정인교(鄭仁敎)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172개의 FTA가 체결되어 있고 68개의 신규 협정이 추진되고 있으나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한 개의 FTA도 갖고 있지 않은 나라는 중국을 빼면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에 따른 기회비용이 한해 약 34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정 박사는 “미국이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취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들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것처럼 다른 국가들의 FTA 체결로 한국 기업들이 여러 가지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도 “한국과 일본의 FTA에 대해 일부 산업에서 반대가 있지만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고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세계 13위 무역국인 한국이 농업분야 개방을 막무가내로 막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며 “FTA 논의에서 핵심인 농업분야 개방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도 기업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FTA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농업분야의 반발이 고민이다.

외교통상부 이성주(李晟周) 다자통상국장은 “한국이 전세계적인 ‘FTA 네트워크’에 포함되지 않아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칠레와는 7월 5차 FTA 협상을 갖기로 했으며 “빠르면 올해 내로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국장은 일본과의 FTA에 대해서는 “민관합동연구위가 발족되면 약 2년간 다각적으로 검토한 뒤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간 관세장벽 없어져▼

◇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국가간 상품의 이동을 자유화시키는 협정이다. 관세나 쿼터제를 통한 무역장벽을 완전히 없앰으로써 하나의 국가처럼 자유로운 상품 교역이 이루어지게 된다. 관세장벽이 없어지고 비관세장벽이 상당 부분 없어져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 된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한일 FTA의 경제적 효과 (단위:억달러)
 양국 관세철폐일본의 비관세장벽 개선
단기 중장기단기 중장기
실질 GDP 상승(%포인트)0.221.900.102.01
경제적 이익1.15.13.76.1
대일 수출 4152117142
대일 무역수지-43-3693119
자료:KI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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