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3세 경영’ 포석 마쳤다

  • 입력 2002년 2월 7일 18시 17분


현대자동차는 7일 김상권(金相權) 연구개발부본부장과 성병호(成炳鎬) 해외영업본부장, 전복길(全福吉) AS본부장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임원 109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특히 정몽구(鄭夢九·MK) 현대차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32)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면서 국내영업본부 부(副)본부장을 맡아 ‘3세 경영의 포석’을 마쳤다.

직급별 승진 대상자는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19명 △이사 33명 △이사대우 45명 등이다. 승진 임원 수는 지난해보다 45%나 늘어났다. 현대차측은 “지난해 거둔 창사(創社) 이래 최대의 실적을 반영해 성과를 많이 낸 현장 중심으로 사상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떠오르는 ‘3세 경영 구도’〓MK의 외아들이자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창업주의 손자인 정의선씨는 2000년 이사 승진에 이어 2001년 상무, 올해 전무로 해마다 고속 승진했다. 정 전무는 99년말 현대차 입사 후 구매실장과 영업지원사업부장 등 ‘요직’을 돌며 경영 수업을 쌓아오고 있다.

정몽근(鄭夢根)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鄭志宣·30)씨가 올해 초 부사장으로승진한데 이어 정의선씨도 전무로 승진함에 따라 현대가(家)의 3세 경영체제 구축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의선씨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현대차에 입사하기 전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대차 일각에서는 부친인 MK가 올해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등 대외 업무에 치중하기 위해 정의선씨를 가급적 빨리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장’ 중시 뚜렷〓이번에 실시된 현대차 임원 승진자 수(109명)는 2000년의 62명, 작년의 75명보다 크게 늘어 회사는 ‘잔치 분위기’였다. 기아차도 최근 3명이 새로 부사장에 오르는 등 37명이 승진했고 현대모비스도 3명이 전무로 승진, 전무가 1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최근 실시된 현대차그룹 임원 승진 인사의 큰 특징은 △수출 △생산 △연구개발(R&D) 부문을 상대적으로 중시하고 있다는 점. 관리보다 생산 판매 연구 등 일선 현장에서 대거 승진자가 나온 것은 현장을 중시하는 MK의 스타일을 반영했다는 평이다.

▽일부 임원 퇴진〓‘승진 잔치’ 속에 현대차에서 오래 몸담았던 이충구(李忠九) 연구개발부문 사장은 최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장이 물러날 경우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출신이 임원진의 확실한 주류(主流)를 형성하게 된다. 이에 앞서 최근 남양연구소장에서 아산공장장으로 이동한 김재원 부사장과 최상철 상용국내사업부 부사장도 사표를 냈다.

다음은 부사장 승진자 및 정의선 전무 외에 7일 발표된 현대차 임원 인사 내용.

△전무 權文植 金承一 金昌禧 金憲辰 安柱洙 尹汝益 李文熙 彭正國 △상무 奇在卿 金慶漢 金南容 金永國 金鐸煥 金亨郁 盧一鉉 裵仁圭 孫權翼 申東鉉 尹在旭 李龍薰 李在完 任泰淳 林興秀 鄭弘植 趙源奭 車徒敏 韓東仁 △이사 兪鍾鎭 高玉錫 權寧達 金德模 金敏辰 金淳華 金承年 金永佑 金營一 金鎭權 金振燮 金漢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