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총재 "대우차 단협개정 안되면 GM인수 무산될수도"

  • 입력 2001년 12월 13일 18시 09분


대우자동차가 노사협상 문제 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대우차 공장이 사흘째 가동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업은행 정건용(鄭健溶) 총재는 13일 “대우차 노사의 단체협약 개정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를 인수하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이것(단협 개정)이 안되면 인수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총재는 또 대우차 협력업체의 상거래채권 1조5000억원 우선변제 요구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고 타협할 수도 없다”면서 “채권단은 손해를 감수해 가며 협력업체에 40%를 지급했고 나머지 60%는 회사정리 계획에 따라 지급할 것이며 협력업체에만 우선권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재의 발언은 최근 대우차 노조와 협력업체들의 주장을 ‘무리한 것’으로 규정하고 당초 연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던 GM의 대우차 인수가 상당기간 미루어질 가능성을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GM과 대우차 사이의 매각 본계약 체결이 올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GM은 대우차 인수를 올해 안에 끝내기를 바라고 있지만 협상 지연으로 연내 마무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GM 경영진이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GM 경영진이 내년 북미시장 전략에서 대우차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검토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해 대우차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로버트 루츠 GM 부회장은 “최근 대우차의 차종과 개발중인 모델을 시험 운행해 보았는데 (성능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대우차의 부평 군산 창원 등 3개 공장은 협력업체들의 부품공급 중단으로 3일째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한편 GM의 인수 대상에서 빠진 대우차의 부산공장(버스생산)은 영안모자와 아주레미콘 등 최소 3개 업체에서 인수 희망을 밝혀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업은행과 매각 자문사인 아더앤더슨은 14일까지 대우차 버스 부문의 공개 매각을 위해 인수 신청서를 접수한다.

산업은행은 14일까지 인수 제안서를 접수한 후 심사를 거쳐 22일까지 우선협상 업체를 고를 계획이다. 부산소재 대우차 버스공장은 연간 6000대의 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김동원·신치영기자>nirvan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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