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즈니스]한국방문 레빈 CFC회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12월 9일 18시 18분


‘인생살이는 고행(苦行)이 아니라 즐김.’

지난달 문을 연 ‘캘리포니아 휘트니스 클럽(CFC)’ 서울 압구정점은 ‘디스코텍’으로 착각할 만큼 화려하고 흥겹다.

우주선의 조종석이나 모터보트의 뼈대, 최고급 모터사이클 같기도 한 250여종의 첨단장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멋쟁이’로 보인다. 그나마 익숙한 장비인 러닝머신이 CFC가 체력단련장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집에 운동기구를 사다놓고 지루하게 달리는 것과 갖추어진 곳에서 ‘패션’으로 즐기는 것은 다르죠. ‘당신의 삶을 축하해주세요. 최고의 시설에서’(Celebrate your life with best equipment)라는 모토가 말해주는 그대로에요.”

CFC 국내 2호인 압구정점 개점과 관련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에릭 레빈 CFC본사 회장은 운동(Exercise)과 오락(Entertainment)를 합친 ‘엑서테인먼트(Exertainment)’가 CFC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20여년 전에 헬스클럽을 다녔어요. 그때 헬스클럽은 육체미 대회를 노리는 ‘남자선수’들이 고행하듯 맹훈련을 하는 곳이었죠. 하루는 젊은 여성이 헬스클럽을 찾아왔는데 클럽의 프로그램가운데 여성이 즐기면서 하기에 적당한 것이 없어 보였어요.”

레빈 회장은 7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즐거운 헬스클럽’ 개념의 ‘골드짐’을 열었다. 이후 ‘24아우어스’라는 기업형 휘트니스센터와의 합병 등을 거쳐 현재 CFC는 전세계 440여곳의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압구정점은 지난해 8월 문을 연 서울 명동점보다 4배나 큰 2100여평 규모. 전문 휘트니스 강사가 체계적으로 운동을 지도해주고, 에어로빅 전용룸에서는 힙합 킥복싱 요가 등을 원하는 시간에 즐길 수 있게 1주일에 100개 이상의 강좌가 운영된다. 압구정점에 들어온 장비만 150만달러어치가 넘는다.

레빈 회장은 “주부들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찾는 것은 사치가 아니다”며 “주부들에게 만남·휴식·즐거움·움직임이 있는 잠깐의 시간이 삶의 활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상 속에서 운동이라는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단조롭고 지루한’ 삶이 아니라 ‘멋과 패션이 있는’ 삶으로 바꿀 수 있어요. CFC는 단지 ‘체력단력 서비스’를 파는 곳이 아니라 ‘폼나는 문화’를 파는 곳이기도 한 셈이죠.”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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