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코냑 10배로 즐기기]천천히 향-맛 음미

  • 입력 2001년 12월 6일 17시 31분


《한국에서 코냑은 위스키보다 대중성이 떨어진다. 독특한 향기로 다른 술과 어울리기 쉽지않은 탓이다. 이런 이유로 명절때 선물을 받아도 찬장 한구석에 모셔놓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코냑의 멋과 맛을 즐길수 있을까》

▽코냑이란〓브랜디의 한 종류다. 밀 보리 같은 곡물을 발효시킨 뒤 증류해서 만드는 위스키와 달리 브랜디는 포도 사과 등 과일로 만든 술을 증류한 뒤 다시 숙성시켜 만드는 술이다.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길기 때문에 향이나 맛이 독특하다. 보통 4년 이상 숙성해야 고급 브랜디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 코냑은 포도 50% 이상의 화이트와인 증류액이 포함된 브랜디. 생산지에 따라 프랑스 중부는 코냑, 프랑스 남부는 알마냑 등으로 불린다.

▽이렇게 마시면 맛있다〓코냑은 시각과 후각, 미각을 모두 동원해야 마시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이를 위해선 시각→후각→미각의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미각의 단계. 잔의 다리 부분을 잡고 잔에 담긴 코냑의 색깔, 투명도, 점성을 관찰한다. 후각의 단계에선 잔 속에 코를 넣어 냄새를 맡아 본다. 그리고 잔을 바닥에서 떼지 않고 천천히 4, 5차례 원을 그린 뒤 2∼3초쯤 기다렸다가 다시 코를 잔에 넣어 향을 음미한다. 맨 마지막 미각의 단계에서 직접 맛을 본다. 아주 작은 양을 입에 머금어 혀와 입속 전체에 코냑이 퍼지도록 하면서 향과 맛의 여운을 느끼면 된다.

코냑을 마실 때는 ‘벌룬잔(balloon glass·사진)’을 많이 이용한다. 술이 잔 바닥에 찰랑 거리는 수준인 5분의 1 정도만 따르고 잔을 쥘 때 둘째 손가락과 셋째 손가락 사이에 다리 부분을 걸고 손 전체로 감싸쥐듯 잡으면 된다. 체온으로 코냑이 데워지면서 향이 나오는 효과를 노린 것.

일반적으로 코냑을 마실 때는 얼음을 섞지 않는 것이 기본. 하지만 ‘핀 상파뉴 코냑’이라 불리는 고급 코냑은 얼음을 넣어 마셔야 과일과 허브향을 섞어놓은 듯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식후에 마실 때는 얼음이나 토닉, 물을 섞어서 마시거나 칵테일로 만들어도 괜찮다. 냉동실에 이틀 정도 보관했다가 먹기 1시간 전에 실온에 두었다 마시면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로는 권할 만하지 않다. 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술과 섞어 한 번에 들이키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음식이 궁합이 맞는다〓얼큰한 김치찌개나 삽겹살에는 소주가 제격이듯 코냑에도 어울리는 음식이 있다. 프랑스와 유럽 음식 중에서는 거위간 요리가 코냑의 최고 파트너. 미국요리로는 한국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탈리아 소스를 얹은 돼지갈비가 좋다. 아시아권 음식으론 딤섬이나 샥스핀수프, 생선초밥 등과 함께 마시면 좋다.

한국 음식에선 갈비찜 삼계탕처럼 기름기가 많으면서도 담백한 음식이 천상배필이다. ▽보관은 이렇게 해야〓남은 코냑을 보관할 때는 공기가 통하는 코르크마개를 덮는 와인과는 달리 완전히 밀봉해야 한다. 와인은 병에서도 계속 숙성돼 맛이 좋아지지만 코냑은 공기가 들어가면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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