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올 겨울 유행포인트 "하얀 겨울엔 블랙을 입는다"

  • 입력 2001년 12월 6일 17시 31분


여러 패션 디자이너와 각브랜드가 내세운 올 겨울 유행색은 단연 블랙이었다. 의상뿐만 아니라 장갑,구두에 이르기까지. 검은색은 색상자체의 이미지가 세련된 데다가 어떤 색의 상하의에도 잘 어울리는 것이 강점. 하지만 소품이나 단품은 다양한 원색이나 파스텔톤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내년 봄, 여름시즌에 대비해 열린 세계 유수의 패션쇼에서는 저마다 밝고 따뜻한 희망을 상징하는 패션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따라서 검은색과 포인트가 되는 채도 높은 색을 곁들여 입는 코디네이션법이 과제로 떠올랐다. 외투는 각종 모피와 캐시미어 가죽 등으로 소재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속에 입는 옷은 손뜨개니트, 빈티지, 데님 등 대중적인 소재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점도 색다르다. 60∼7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풍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몇년새 인기를 끌었던 밀리터리풍의 중성적인 패션 코드보다 몸의 곡선이나 개성을 살려주는 여성스럽고 따뜻한 소재와 장식의 옷이 인기. 꽃무늬, 작은털뭉치, 화려한 보석류를 의상 이곳저곳에 곁들이거나 부드러운 소재의 가방, 모자 등과 코디해 로맨틱한 느낌을 고조시켜 사랑스러운 여성미를 풍기는 것이 올 겨울 패션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에르메스/지성미 넘치는 정장풍

‘지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안정된 색상과 깔끔한 디자인.’ 활동적인 커리어 우먼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블랙 & 화이트’ 풍의 정장 및 세미 정장이활기찬 느낌을 주는 에르메스의 겨울 패션 제안이다.

단정한 옷을 선호하는 커리어 우먼들은 화려한 색상으로 고전미를 더하고 있는 스카프를 두르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멋을 풍길 수 있다.

▽클래식한 귀족풍〓코트, 재킷 등 외투는 어깨선을 최대한 부드럽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뒤 트임과 주머니는 ‘핸드 메이드’의 느낌이 살아나도록 바느질했다. 캐시미어 코트는물흐르듯 부드럽게 보이도록 칼라나 여밈 버튼을 없앴다.넉넉한 칼라가 돋보이는 흰 셔츠와 목까지 올라오는 폴라는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느낌. 스커트와 동일한 소재의 벨트를 달아 허리에 입체감을 더한 팬츠도 눈길이 가는 아이템이다.야생의 새끼염소 가죽으로 만든 트렌치 코트는 칼라를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디자인했다. 소매가 없고 가느다란 벨트가 붙어 있는 모피 코트는 연출에 따라 야성적이면서도 섹시한 멋을 낼 수 있다. 양가죽으로 안감을 덧댄 모피 가방과 곁들이면 완벽.

▽스카프의 변신〓머리에 띠처럼 두르거나 허리에 감싸더라도 독특한 패턴의 무늬가 살아나는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새의 날개를 형상화한 ‘브라질’은 랩스커트처럼 짧은 스커트나 팬츠 위에 겹쳐 입으면 남미풍의 멋을 연출할 수 있다. 롱부츠를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말과 남유럽을 상징하는 기하학적인 도형들을 그려 넣은 ‘베니스의 승리’는 접어서 허리에 묶으면 단색 옷의 단조로움을 ‘함락’시킨다.

▼프라다/블랙&레드 고상하게

‘특유의 절제된 미니멀리즘에 고급스러운 여성미를 가미한다.’ 올 겨울 프라다가 내세운 패션 테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분위기를 주는 고상함에부분적으로 현대적인 요소를 곁들였다. 대부분의 의상은 몸에 꼭 맞는 스타일. 나일론, 테크노 스트레치 등의 소재를 사용해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았다.

▽소재 & 색상〓늘어나지 않는 하드 울(hard wool)과 일반 실크보다 중후한 멋이 있는 새로운 실크 소재 원피스 및 스커트는 보온성과 함께 세련미를 보여준다. 굵은 주름 스커트와하늘하늘한 시폰을 곁들여 발랄한 느낌을 주는 플리츠 스커트가 눈길을 끌 만한 아이템. 캐시미어 니트는 현대적 감각으로 거칠게 염색했다. 블랙, 진회색, 테라코타, 버건디 색을 주조로 한다. 특히 다양한 소재의 빨간색을 올 겨울 유행색인 블랙과 상하의로 매치시키면 열정적이면서도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형광빛이 감도는 오렌지색과 보라색을 적절히 섞어 검은색, 회색 등과 코디하는 것도 좋다.

모피 코트는 과장되지 않은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지향한다. 털을 짧게 다듬은 밍크 코트와 빈티지풍 족제비 모피 코트, 나일론 등 기능성 소재에 모피를 덧댄 ‘럭서리 캐주얼룩’이 눈에 띈다.

▽백 & 슈즈〓올 겨울 유행하는 가방 스타일은 겨드랑이 바로 아래에 메는 ‘바케트 백’. 원단을 가공해 반짝이는 느낌을 줌으로써 세련된 화려함을 보여준다.앞 코를 둥글게 처리하고 발등을 가로지르는 스트랩을 단 ‘메리 제인 슈즈’는 ‘미니멀+여성미’라는 프라다의 패션 컨셉트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루이뷔통/실루엣 강조 우아하게

‘여행을 하고 있는 유혹적이고 우아한 여성의 모습.’ 루이뷔통이 이번 시즌 기본 테마로 삼은 패션의 전형이다. 생기발랄함을 간직하면서도 상류층의 여유로움과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겠다는 생각. 짧은 상의와 갖가지 소재의 상호작용, 블랙의 다양한 연출법 등으로 압축할 수 있는 ‘루이뷔통식’ 멋내기는 특히 외출시에 빛을 발한다.

▽실루엣을 살려라〓올 겨울 패션에서 루이뷔통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실루엣. 허리가 드러날 정도로 짧게 재단된 재킷과 허리는 꼭 맞지만 엉덩이 부분은 헐렁한 스커트가 여성미를 잘 살려준다.

투명한 소재와 불투명한 소재를 곁들이면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겨울 옷입기를 극복할 수 있다. 안이 비치는 소재로 디자인된 섹시한 드레스 위에 단정한 울 코트를 곁들여 입으면 화려한 연말 파티 등에서 실용적이면서도 돋보인다.

▽블랙 & 다양한 디테일〓좀 더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싶다면 넓은 벨트로 허리를 조이거나 망토처럼 온몸을 감싸는 무채색 의상을 입어보자. 캐시미어, 밍크, 실크 등을 옷 소매, 장식 등 디테일에 사용하면 좀 더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작은 털뭉치 장식인 ‘팜팜’을 밍크털로 만들어 재킷 버튼이나 캐시미어, 카디건, 여밈 장식, 반투명의 실크 티셔츠에 붙이면 귀여운 분위기가 난다.

▽부츠로 패션을 완성하자〓종아리를 감싸는 높은 부츠와 스커트는 겨울 패션의 단골 손님. 다만 끈을 옆으로 묶을 수 있게 해 군화 같은 느낌을 없애고 세련미를 더했다. 모카신처럼 스티치를 넣고 발끝을 둥그렇게 처리한 길이가 짧은 부츠도 멋스럽다.

▼페라가모/원색 곁들여 여성답게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빨간색, 베이지색, 녹색 등 눈에 띄는 원색 계열을 무채색의 다양한 의류와 결합시켜 지루해 보이기 쉬운 겨울 패션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크리스마스 등 파티에 맞는 화려하고 격조 높은 의상과 여기에 어울리는 날렵한 디자인의 구두, 작은 핸드백이 여심(女心)을 자극한다.

▽여성스러움의 미학〓 망토처럼 소매가 없는 방한 의류인 케이프는 여우털로 만들어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두툼하게 어깨에 걸치면 어떤 의상과도 잘 어울린다. 대형 치자꽃이 프린트된 부드러운 소재의 블라우스와 팬츠, 스커트가 눈길을 끈다. 회색 바탕에 수묵화 기법처럼 농담을 다르게 한 치자꽃 무늬 원피스와 투피스가 다소 얌전한 느낌을 준다면 꽃무늬만 붉은 와인색으로 바꿔 짙은 와인색 코트와 곁들여 입는 코디네이션은 정열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소가죽 위에 한땀 한땀 손으로 스티치를 넣은 ‘아트 앤드 크래프트땀’ 라인땀의 구두와 부드러운 베이지색 바탕에 꽃무늬 프린트를 넣은 실크 소재의 ‘파파야 신발’, 핸드백은 차분한 인상을 준다.

▽색의 매치에 집중하라〓상하의에 외투, 방한용 소품까지. 갖춰 입을 것이 많은 만큼 색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빨간 원피스+흰색 롱코트, 흰바지+회색 터틀넥 셔츠+흰색과 검은 색이 어우러진 여우모피 코트를 권할 만하다. 파티용으로는 흰색 원피스에 넉넉한 품의 회색 외투를 걸치면 좋다. 빛의 각도에 따라 푸른색처럼 보이기도 하고 검은색처럼 보이기도 하는 벨벳 소재 바지나 스커트에 앞이 깊게 파인 연분홍색 블라우스, 보라색 모피코트를 겹쳐 입는 것도 괜찮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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