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무역질서 한국의 득실(中)]수출 10년간 224억달러 늘어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34분


각료선언문 채택 축하 모습.
각료선언문 채택 축하 모습.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한국이 얻은 가장 큰 성과물 가운데 하나는 반(反)덤핑과 공산품 관세 인하 분야다.

공산품 수출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뉴라운드 협상 출범이 또 하나의 기회로 다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덤핑 제소 남발 줄어드나〓반덤핑 분야는 회원국끼리 가장 의견충돌이 심했던 분야 가운데 하나다. 결국 각료회의는 WTO의 반덤핑 규범 내용을 명확히 하고 개선할 목적으로 협상을 개시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미국의 자국 내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적법한 무역규제 수단의 효용성을 유지한다는 항목을 첨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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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값싼 수입농산물 몰려올듯
- (中)수출 10년간 224억달러 늘어
- (下)통신개방 독과점 방지 필수

한국은 올해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반덤핑 제소를 당한 국가. 한국산에 대한 반덤핑규제는 9월말 현재 모두 100건으로 이 가운데 28건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뉴라운드 본협상에서는 ‘반덤핑 제소 남발’을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그동안 반덤핑 조사가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 주눅이 들고 변호사 비용 등 만만찮은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수출기업으로서는 큰 짐을 덜게 된 셈이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제품 반도체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들이 반덤핑 규제 단골품목에 올라 있어 협상 진전에 따라 한국의 대외수출은 상당한 경쟁력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선언문 채택까지의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더 강화하고 있는 미국이 본협상에서도 자국 내 의회 기업 노조 등의 압력을 등에 업고 거세게 대항할 태세여서 앞으로 난항이 예고된다.

▽공산품 관세 인하로 혜택 기대〓공산품 관세 인하와 비관세 무역장벽의 철폐는 47년 제네바라운드 이후 지금까지 다자간협상의 기본적인 원칙이면서 가장 큰 성과물로 꼽혀왔다. 이번 뉴라운드에서도 주요의제로 공산품 시장개방이 채택되면서 한국은 공산품 분야에서만큼은 뉴라운드의 최대 수혜국 그룹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뉴라운드 협상에 따라 WTO 회원국의 관세율이 3분의 1로 내려가면 한국의 수출은 0.4∼2.2%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5년 이후 10년간 한국의 수출증가액은 224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최낙균 연구위원은 “공산품 협상 타결 이후 실질 국내총생산은 2.6∼2.9%의 증가 효과가 있어 앞으로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평균관세율 인하, 고관세(tariff peak) 및 가동도별 차등관세(tariff escalation) 제거 등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얻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산품 관세 역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이해 관계가 날카롭게 맞서 있다. 선진국은 개도국들이 양허품목(협상을 통한 관세 인하의 대상으로 삼는 품목)을 확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개도국들은 선진국이 섬유류, 가죽 등 개도국의 주요 관심품목에 대한 고관세를 인하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지루한 협상이 예상된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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