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판촉보다 '여건조성 마케팅' 주력"…야마하코리아 사장

  • 입력 2001년 11월 4일 19시 24분


“전자기타나 클라리넷, 드럼 같은 것을 ‘폼’으로 사지는 않잖아요. 악기는 가전제품이나 장식품처럼 누구나 사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악기의 특성상 ‘판촉’보다 클래식음악·교양수준,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여건 등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마케팅이죠.”

나카노 히로키사장(44)은 “악기는 연주자와 작곡가가 일정수 이상이어야 시장이 존재하는 산업”이라며 “야마하는 악기 ‘제조’업체라기 보다는 악기가 유통될 환경을 만드는 회사”라고 말했다. 야마하는 피아노 전자악기 관악기 드럼 등 악기와 음향기기시스템을 만드는 업체.

나카노 사장의 말처럼 현재 전세계에서 약 80만명이 야마하음악재단이 운영하는 ‘야마하음악교실’을 통해 드럼 전자기타 등 음악을 배우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밴드부’를 후원하는 것도 야마하의 중요한 마케팅이다. 한국에서도 조만간 야마하음악교실을 운영할 예정. 나카노 사장은 “수요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개발한 음악교육프로그램은 50여년간 이어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마하는 일본에서 1887년 손풍금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해방 전 한국에 야마하 피아노가 유통됐다는 ‘소문’이 있고 본격적으로 수입판매된 것도 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현지법인이 설립된 것은 올해 8월31일.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외국인투자가 자유스러워졌어요. 일본에서 외국으로 투자하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또 한국은 전국민의 교육수준이 높죠. 피아노를 기본으로 가르치는 나라가 어디 흔한가요. 클래식시장도 최근 급격히 커졌구요.”

그는 현지법인이 설립된 만큼 한글로 된 제품설명서부터 신속한 애프터서비스까지 소비자의 편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기도 첨단 기술제품이 돼가고 있어요. 전자기타 전자오르간 등에는 음원과 관련된 반도체칩이 들어가죠. 대부분의 악기회사가 반도체를 사다 쓰지만 야마하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카노 사장은 “출생률이 낮아져 피아노 같은 일반악기 시장은 줄어들지만 첨단악기 수요는 커진다”며 ‘소음피아노’를 예로 들었다. 이웃에 피해가 안가고 연습할 수 있도록 소리가 나지 않는 피아노로 치는 사람은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럽시장에서는 소음피아노 보급률이 전체 피아노의 30% 가량. 나카노 사장은 “내년 한국시장에서도 총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나카노 사장은 80년 야마하(당시 일본악기제조)에 입사해 영국법인 독일법인에서 근무했으며 국제기획실, 아시아태평양영업부 등을 거쳐 올해 9월부터 야마하뮤직코리아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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