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이닉스 영업손실 ""3분기 5310억"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41분


반도체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하이닉스반도체가 올 3·4분기(7∼9월)에 매출액과 거의 맞먹는 53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영업실적이 계속 나빠지자 중국에 일부 생산라인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이와 별도로 내년 초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반도체는 3·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이 552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3%나 줄어든 탓에 영업손실은 5310억원으로 99.6% 증가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 들어 9월까지 하이닉스의 영업손실 누적액은 7280억원이어서 ]올해 전체로는 영업손실 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에 순이자비용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을 합한 3·4분기 당기순손실은 1조6200억원으로 역시 전분기(1조5500억원)보다 증가했다. D램 분야의 매출 비중이 64%로 전분기(74%)보다 10%포인트 낮아졌고 시스템 IC 매출은 19%에서 28%로 늘었다.

박종섭(朴宗燮)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후 기관투자가들과 가진 설명회에서 “채권단에 추가로 1조원 이상의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 자체 노력으로 필요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자금 유치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D램(64메가D램 기준) 가격이 개당 1달러대로 유지되고 하반기에는 1달러50센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채권단의 설비투자 신규지원 1조2000억원 △반도체부문 자구 1조원 이상 △유상증자 1조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이므로 시황이 나빠져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매각이 성사되기까지 적어도 3∼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며 “가동률이 낮은 메모리 라인을 위주로 매각과 기술이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메모리 부문에서 열세인 대만업체와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3·4분기 실적을 22일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회사 전체로는 3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유지하겠지만 메모리 D램 부문에서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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