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토론회 "일류기업은 위기대처 능력도 일류라야"

입력 2001-09-21 16:54수정 2009-09-1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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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테러참사와 같은 불의의 사태는 기업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일류 기업이라면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능력도 세계 일류여야 한다"

21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삼성 본관 28층 회의실. 한국의 최대그룹 삼성을 이끄는 20여개 전 계열사 사장과 구조조정본부의 핵심 임원 등 50여명이 '기업의 위기사례 및 대응전략'을 주제로 특별 토론회를 가졌다.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매주 수요일 열리는 정례 사장단 회의와 별도로 공식 모임을 가진 것은 올들어 처음. 삼성 수뇌부가 미국 테러에 따른 정치 경제적 영향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은 이날 회의가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마련된 것이지만 미국 테러사태만을 염두에 두고 열린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기업 경영의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기업의 존립조차 위태로워지는 시대가 됐다"며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냉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회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CEO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식사를 도시락으로 해결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참석자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영걸(金永杰) 교수로부터 과거 위기에 빠진 세계적인 대기업들의 대응방식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비슷한 상황이 자신의 회사에 발생할 경우 CEO로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놓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사장단은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 △경영상의 오류에 의한 위기 △범죄 자연재해 등 돌발적인 위기 △해외진출시 현지의 법이나 문화 관습을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위기 등 갖가지 유형의 위기사례를 분석하면서 사례별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생명 배정충 사장은 "보험업계도 역금리라는 경영환경의 변화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더욱 마음을 가다듬어 난국을 헤쳐가겠다"고 말했다.

또 삼성물산 배종렬 사장은 "미국 테러 여파에 따른 수출의 어려움을 영업력 강화로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형도 삼성전기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등 전 계열사 CEO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삼성은 계열사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20일부터 계열사의 모든 임원을 4차례로 나눠 경기 용인의 연수원에서 하루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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