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경제기적]외국인투자 최적환경 마련 위기탈출

  • 입력 2001년 7월 18일 18시 31분


유럽 변방의 작은 섬나라 아일랜드는 ‘1990년대의 경제기적’을 이룬 나라로 꼽힌다.

외자를 적극 끌어들이는 등 10여년간 주도면밀한 국가전략을 펼쳐 만년 가난을 떨쳐내는 데 성공한 것. 과도한 재정지출과 폐쇄경제정책 탓에 세계 5대 부국에서 위기의 진원지로 전락한 아르헨티나와 대조를 이룬다.

1987년 아일랜드 경제는 파탄 직전이었다. 공공부문 부채는 국민총생산(GNP)의 1.3배로 유럽 1위, 물가상승률도 15%를 넘어 유럽 1위, 실업률은 19.8%로 유럽 2위였다. 농업이 주류였고 제조업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초중반 정보통신 제약 의료 화학 금융부문 등의 다국적기업들이 몰려오면서부터 아일랜드 경제에 기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연평균 8.7%씩 성장했다. 1인당 GDP는 2만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고 만성재정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실업 대신 인력부족이 골칫거리가 됐다.

제조업 기반도 없는 아일랜드가 외자 유치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정부가 종합전략을 세워 외국기업을 위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고 적극적인 유인공세를 폈기 때문. 아일랜드 정부는 법인세를 유럽에서 가장 낮은 10%로 낮추고 교육개혁을 통해 다국적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원활하게 공급했다.

외자유치 전담기구인 산업개발청(IDA)의 노력은 특히 인상적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 14개 해외사무실을 둔 IDA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투자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먼저 찾아내 접촉했다. 리처드 리안 IDA 기획부장은 “투자를 망설이는 기업은 아일랜드로 초청, 이미 투자한 기업과 만나게 해주면 쉽게 긍정적인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아일랜드에 진출한 외국기업 관계자들은 “IDA에 이야기하면 애로사항을 즉시 해결해주기 때문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다른 공무원들은 만날 필요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더블린〓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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